해외시장 접수한 삼양 '인재 블랙홀' 됐다

◆임직원수 1년 만에 12% 늘려
불닭면 인기에 수출비중 75%로 ↑
'메이저 종합식품기업' 비전 발맞춰
글로벌전문 CJ그룹 출신 속속 영입
하반기에 美·유럽·중동 적극 공략

불닭볶음면으로 K라면 신화를 쓰고 있는 삼양식품(003230)이 해외 사업을 확대하면서 대거 인재 영입에 나서고 있다. 지난해 하반기 ‘글로벌 메이저 종합식품기업’이라는 비전도 새롭게 수립한만큼 이에 걸맞는 인력이 필요하다는 판단에서다. 식품업계에서는 삼양식품이 글로벌 전문가를 잇따라 영입하는 등 업계의 ‘인재 블랙홀’이 되고 있다고 평가한다.





24일 식품업계에 따르면 삼양식품의 임직원 수는 지난해 6월 말 기준 1955명에서 올 6월 말 2180명까지 1년 만에 11.5% 늘었다. 불닭볶음면이 출시된 2012년(1271명)과 비교하면 71.5%나 확대됐다.


삼양식품이 이처럼 인력 확대에 나선 것은 그만큼 회사 규모가 커졌기 때문이다. 삼양식품은 방탄소년단(BTS) 등 글로벌 아티스트가 불닭볶음면을 먹는 영상이 공개되고 유명 유튜버를 중심으로 불닭볶음면 챌린지가 유행하며 해외 매출 실적이 매년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2010년대 초반만 하더라도 전체 매출액의 7%에 그쳤던 수출 비중은 지난해 전체 매출액의 68%까지 급등했다. 올 1분기 기준으로는 75%까지 확대됐고, 증권업계에서는 2분기 약 77%까지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해외 수출 호조에 힘입어 삼양식품은 지난해 처음으로 연매출 1조 원을 돌파하기도 했다.


이에 삼양식품은 해외 사업에 노하우를 가진 인재들을 속속 영입하고 있다. 그 중에서도 해외 경험이 많은 CJ(001040)그룹 계열사 인력이 대거 유입되고 있다. CJ대한통운(000120) 출신인 박경철 삼양로지스틱스 대표를 필두로 CJ제일제당(097950) 출신 김주영 삼양차이나 법인장, 슈완스 출신 신용식 삼양아메리카 법인장 등이 대표적이다.


삼양식품은 올 하반기에도 미국, 중국, 일본, 인도네시아 4개 현지 판매법인을 중심으로 유통망 확대에 집중할 예정이다. 현재 전체 해외 매출에서 북미시장이 차지하는 비중은 20%로 중국(27%)에 이어 두 번째로 높다. 삼양식품은 올해 1분기 기준으로 80%인 불닭볶음면의 미국 월마트 입점률을 추가로 높이고 코스트코 등 다른 미국 대형 유통채널에도 입점하겠다는 방침이다.


또 영국, 독일 등 다른 유럽 국가 진출을 시도하는 한편 중동 지역도 적극 공략할 예정이다. 이를 위해 삼양식품은 수출 초기부터 KMF 할랄인증과 인도네시아 MUI 할랄 인증을 받아 중동, 동남아 시장의 공략 여건을 마련하기도 했다. 아울러 삼양식품은 해외 수출 물량이 늘어나고 있는 만큼 내년 상반기 완공할 경남 밀양2공장 외에도 해외 본토에 공장을 설립하는 안을 검토하고 있다.


삼양식품의 지주사 격인 삼양라운드스퀘어도 사업을 확대하기 위해 인재를 영입하고 있다. 지난해 6월에는 정우종 삼양애니 대표를 영입했고 같은 해 11월 CJ ENM 제작PD출신인 김학준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를 데려와 ‘이터테인먼트(Eat+entertainment)’ 플랫폼 사업을 시작했다. 유튜브 등 디지털 플랫폼 기반의 글로벌향 푸드 콘텐츠 기획과 제작으로 미디어 플랫폼을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업계 관계자는 “삼양식품이 급성장하면서 연봉도 높아져 다른 식품기업 대비 경쟁력을 가지게 됐다”며 “오너가(家) 3세로 1994년생인 전병우 본부장이 취임한 뒤 조직이 젊어지고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어 넓은 스펙트럼의 인재 영입이 이뤄지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삼양식품은 정인모 SBXG(옛 샌드박스게이밍) 전 대표를 영입해 프로덕트 오너(PO) 자리에 앉혔다. 정 대표는 기획·분석·디자인·개발·테스트·출시·운영 등 상품과 서비스 관련 모든 과정을 맡아 ‘불닭’ 브랜드의 디지털 전략과 사업 방향 등을 모색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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