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강남 3구(강남·서초·송파구) 아파트 매수자 중 40대 비중이 역대 최고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금리 인하 기대감에 집값이 오름세를 보이자 자금 여력이 상대적으로 높은 연령층이 기존 주택을 매도하고 강남권으로 ‘갈아타기’를 시도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24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 1~5월 강남 3구 아파트 매수자 중 40대가 차지하는 비중은 39.7%를 기록했다. 이는 관련 집계가 시작된 2019년(1~5월 기준) 이후 가장 높은 수치다. 강남 3구의 40대 매수 비중은 2022년 32.4%에 그쳤지만 지난해 36.6%로 반등한 뒤 올해는 40%대 진입을 눈앞에 두고 있다. 반면 30대의 강남 3구 매수비중은 집값 상승기였던 2021년 29.6%에서 지속 하락해 올해 27.6%에 그쳤다. 같은 기간 30대도 각각 18%대로 큰 차이가 없었다.
강남 3구에서도 서초구와 강남구의 40대 매수 비중이 눈에 띄게 늘었다. 서초구는 지난해 39.2%에서 올해 42.1%로, 강남구는 38.4%에서 42.8%로 상승했다. 같은 기간 송파구의 40대 매수 비중(35.6%)이 1.4%포인트 늘어나는 데 그친 것을 고려하면 상승 폭이 크다.
강남구와 서초구·송파구의 40대 매수 비중은 2019년까지만 해도 30%대로 비슷했지만 지난해부터 차이가 벌어지고 있다. 이는 서초구 반포동과 강남구 개포동 등을 중심으로 신축 아파트가 공급된 데 따른 결과로 보인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 수석전문위원은 “최근 집값 상승은 신축 선호현상과 상급지로의 갈아타기 수요가 견인하고 있다”며 “거래량이 회복되며 기존 주택을 매각하기 좋은 시장 상황이 된 것도 40대들의 갈아타기 움직임에 영향을 줬다”고 분석했다.
서울 전역에서도 20~30대보다 40대가 더 적극적인 매수에 나서고 있다. 30대의 서울 아파트 거래량은 지난 4월 1636건에서 1694건으로 3.5% 늘어난 반면 같은 기간 40대는 1529건에서 1641건으로 7.3% 증가했다. 서초구의 A 공인중개사무소 관계자는 “최근 반포동 신축 아파트 거래량이 늘어나고 있는데, 매도인 대부분이 압구정동으로 넘어가고 있다”며 “이를 마포구, 용산구, 성동구에서 자녀를 키우는 40대가 채우고 있는 게 특징”이라고 설명했다. 여기에 토지거래허가구역이 많은 강남 3구의 경우 갭투자가 불가능해 20~30대의 진입 장벽이 높은 것도 40대 비중 상승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40대 매수세가 큰 지역은 아파트값 회복세도 가팔랐다. 부동산R114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서울 아파트 실거래가는 아파트값이 역대 최고로 높았던 2021년 하반기의 88% 수준까지 회복된 것으로 집계됐다. 이중 서초구와 강남구는 회복률이 각각 97.4%, 96.8%로 서울 평균을 웃돌았다. 이는 최근 20~30대의 선호도가 높은 성동·마포구(90.4%)의 회복률을 웃도는 수준이다. 강남구 개포동 ‘디에이치아너힐즈’ 전용면적 84㎡는 지난달 30억 원에 신고가를 경신했다. 이는 지난 4월(28억 5000만 원)보다 약 1억 5000만 원 오른 금액이다. 송파구 잠실동 ‘잠실엘스’ 전용 84㎡도 지난달 25억 5000만 원에 거래돼 신고가를 갈아치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