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바이오로직스의 상반기 매출이 창립 이래 처음으로 2조 원을 돌파했다. 글로벌 빅파마를 중심으로 대규모 수주가 이어지면서 상반기 누적 수주 2조 5000억 원을 넘어서는 등 새로운 역사를 쓰고 있다. 자회사인 삼성바이오에피스의 바이오시밀러 품목 허가에 따른 마일스톤 수령도 실적에 힘을 보탰다. 올해 상반기에만 지난해 수주 실적의 70%를 달성하며 역대 최대 수주 성과도 기대된다. 국내 제약·바이오 업계 최초로 연 매출 4조 원 시대가 열릴 전망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상반기 연결기준 매출 2조 1038억 원, 영업이익 6558억 원을 기록했다고 24일 공시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33%, 영업이익은 47% 증가했다. 자회사 삼성바이오에피스의 상반기 매출은 8100억 원, 영업이익은 2952억 원으로 각각 전년 동기 대비 73%, 278% 증가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올해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 최초로 연 매출 4조 원 돌파도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삼성바이오로직스 관계자는 “하반기에도 대규모 수주에 기반한 4공장 가동률 상승 및 바이오시밀러 사업 매출 확대 등 안정적인 성장이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올해 수주 실적도 역대 최대 규모를 넘어설 전망이다. 상반기에만 주요 글로벌 제약사들과 총 7건의 신규 및 증액 계약을 체결하며 누적 수주 금액 2조 5000억 원을 돌파했다. 지난해 전체 수주 금액 3조 5009억 원의 70%에 달하는 규모다. 특히 최근 미국 소재 제약사와 단일 계약 기준 역대 최대 규모인 1조 4637억 원 규모의 초대형 계약을 맺었다. 2011년 창사 이래 누적 수주 금액은 140억 달러(19조 3700억 원)를 돌파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글로벌 톱 20개 제약사 중 16개 제약사를 고객으로 확보하고 있다. 지난해 14개에서 2개가 늘어났다. 김승민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현재까지 20억 달러 수준의 수주를 달성하고 있으며 40억 달러가 가능한 속도”라면서 “빅파마들이 다양한 모달리티 대응을 위해 생산 전략을 수정 중인 만큼 항체의약품에 대한 아웃소싱 수요가 지속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급증하는 바이오 의약품 수요에 선제적으로 대비하기 위해 생산 능력을 확대하고 있다. 올해 4월 착공한 제5공장은 2025년 4월 가동을 목표로 건설 중이다. 제5공장은 1~4공장의 최적 사례를 집약한 18만 리터 규모의 생산 공장으로 설계됐다. 제5공장 완공 시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총 78만 4000리터의 생산 능력을 확보하게 된다.
포트폴리오 확장 측면에서 항체약물접합체(ADC) 분야에 대한 적극적인 투자도 진행 중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ADC 전용 생산시설을 연내 가동을 목표로 건설 중이다. 삼성물산과 함께 조성한 삼성 라이프 사이언스 펀드를 활용해 아라리스 바이오, 에임드바이오 등 우수 ADC 기술 보유 기업에 투자했다. 위탁개발(CDO) 역량도 강화하고 있다. 고농도 세포배양 플랫폼 에스-텐시파이(S-TensifyTM), 고객 맞춤형 바이오의약품 개발을 지원하는 셀렉테일러(SelecTailorTM) 서비스 패키지 등 고객 맞춤형 플랫폼과 서비스를 선보이고 있다.
자회사인 삼성바이오에피스는 미국과 유럽에서 각각 제품 8종의 품목 허가를 획득하는 등 글로벌 바이오시밀러 기업의 입지를 다지면서 지속적인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국내 기업 최초로 스텔라라 바이오시밀러(SB17) 품목 허가를 미국과 유럽에서 받았고 아일리아 바이오시밀러(SB15)와 솔리리스 바이오시밀러(SB12) 미국 품목허가 승인을 통해 글로벌 수준의 연구개발 역량을 입증하고 있다.
국내에서도 바이오시밀러 공급을 확대하고 있다. 올해 4월 솔리리스 바이오시밀러 SB12(제품명 에피스클리), 5월 아일리아 바이오시밀러 SB15(아필리부), 7월 스텔라라 바이오시밀러 SB17(에피즈텍)를 잇따라 출시해 국내 판매 제품을 총 9종으로 늘렸다. 특히 에피스클리를 기존 오리지널 의약품 대비 절반 수준의 약가로 국내에 출시하며 초고가 의약품에 대한 치료 기회를 확대했다는 평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