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침체와 부동산 침체 등의 영향으로 중국에서 순자산 400억 이상, 초부유층으로 분류되는 자산가 수가 줄어들고 있다는 조사 결과가 발표됐다. 다만, 장기적으로는 중국이 유럽을 제치고 북미에 이은 세계 두 번째 초부유층 보유국으로 올라설 것이란 전망도 나왔다.
24일 글로벌 인력정보업체 알트라타가 발표한 '2024 세계 초고액 자산가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의 순자산 3000만 달러(약 415억 원) 이상 자산가 수가 4만6060명으로 전년(4만7190명)에 비해 2.39% 감소했다. 초고액 순자산가(UNHW)로 분류되는 이들의 총 자산 역시 전년 5조 3000억 달러에서 5조 2000억 달러(약 7195조 7600억 원)로 줄었다.
중국의 UNHW 감소 원인으로는 경기 침체와 부동산 침체 심화 등이 꼽힌다. 보고서는 아시아에서 초부유층을 창출하는 동력이 사라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알트라타는 "최근 몇 년 동안의 정치적 탄압과 중국 정부의 통제 강화로 인해 초부유층의 투자 심리가 위축되고 인재 유입이 감소했으며, 상대적으로 낮은 중국 관련 자산의 수익률로 인해 자산 포트폴리오가 제한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빅테크 중심의 미국 증시 상승세도 한몫하고 있다.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미국 UNHW는 14만7950명으로 2022년 12만1465명에서 2만5000명 이상 늘어났으며 전년 대비 28% 증가한 17조 1500억 달러(약 2경 3739조 원)의 부를 축적했다. 알트라타는 "세계 최대 금융 허브인 뉴욕의 자산 포트폴리오는 미국과 글로벌 주식의 강력한 반등, 견조한 소비자 지출, 미국 경제의 전반적인 회복력에 힘입어 UNHW 증가를 이끌었다"고 분석했다.
다른 보고서에서도 유사한 흐름이 관측됐다. 세계 부호연구소인 후룬(Hurun)이 지난 1월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미국은 지난해 109명이 늘어난 총 800명의 억만장자를 보유한 반면, 중국의 억만장자는 155명 줄어든 814명으로 나타났다. 다만, 중국은 여전히 세계에서 억만장자 수가 가장 많은 국가다.
이러한 흐름에도 보고서는 장기적으로는 아시아의 부유층 수가 유럽을 넘어설 것으로 봤다. 전 세계 UNHW에서 아시아가 차지하는 비중 역시 지난해 26%에서 2028년 27%로 1% 포인트 증가해 북미(39%)에 이어 세계에서 두 번째로 UNHW가 많은 국가가 될 것이란 전망이다. 반면, 유럽의 UNHW 비중은 2028년 24.8%로 축소될 것으로 내다봤다.
한편 지난해 전 세계 UNHW는 7.6% 증가한 42만6330명을 기록했다. 이는 5년 전인 2018년에 비해 20% 이상 증가한 것으로 이들의 총 순자산은 동기간 7.1% 증가한 49조 2000억 달러(약 6경 8112조 4800억 원)로 추산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