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수기에 날벼락 맞은 여행업계… "여행심리 위축될까 우려"

여행사, 할인가 적용·위약금 면제 내세워
야놀자, '티메프' 상관없이 제휴점에 정산 약속도
업계, 여행심리 꺼질라 노심초사… 재결제율 높이기 안간힘

싱가포르 기반의 전자상거래(이커머스) 플랫폼 큐텐 계열사인 위메프와 티몬 정산 지연 사태가 점차 확산되고 있는 25일 서울 강남구 티몬 본사 앞에서 환불을 원하는 피해자들이 우산을 쓰고 사측을 기다리고 있다 . 연합뉴스

여행업계가 티몬, 위메프에서 구매한 상품에 대한 재결제 비율을 높이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연간 최대 대목인 여름 휴가철 티몬, 위메프의 정산 지연 사태가 발생한 데 따라 여행심리마저 꺾일 수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여름철 실적 반등의 기회를 삼으려던 여행업계의 행보에 장애물이 생겼다는 지적이 나온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하나투어, 모두투어, 교원투어, 노랑풍선 등 주요 여행사들은 이날 티몬, 위메프로부터 정산 계획을 듣지 못한 데 따라 8월 출발하는 여행상품에 대한 취소 및 재결제에 속도를 내기 시작했다. 여행사가 판매한 가격보다 더 싸게 티몬, 위메프에서 판매됐던 점을 고려해 할인된 가격을 최대한 살려 재결제를 유도하겠다는 방침이다.


하나투어 측은 “7월 31일까지 출발하는 예약은 예정대로 진행하지만 8월 1일 이후 출발하는 예약은 모두 취소하되 기존 예약과 최대한 유사한 조건의 상품으로 안내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노랑풍선 역시 8월 이후 출발하는 고객을 대상으로 취소 위약금을 전액 면제해주고 재결제를 지원한다. 티몬, 위메프에 숙박업소 등을 판매해온 야놀자는 티몬, 위메프의 대금 지연과 상관없이 28일까지 사용 처리된 상품에 한해 야놀자가 책임지고 제휴점에 정산해주겠다고 밝혔다.


여행업계가 이 같이 나오는 데는 이번 티몬, 위메프 사태로 여행심리가 아예 꺾이게 될 것을 우려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미 티몬, 위메프에 숙박권을 판매했던 일부 호텔, 리조트에서는 일괄 취소 후 재결제하는 비율이 낮은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올해 말까지 엔데믹에 따른 여행 수요가 지속될 것으로 보고 전세기를 확보하고 항공사, 호텔에 하드블록(여행사가 미리 대량으로 선매입)해온 여행사들은 타격이 크다. 최근 팬데믹에 따른 보복여행 심리가 정점에 달하면서 주요 여행사들은 올해 2분기 회사별 자체적으로 세운 모객 목표치를 모두 달성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여름휴가와 추석연휴가 포함된 3분기 영업으로 반전을 노렸던 여행사로선 티몬, 위메프 사태는 치명타가 된 셈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위메프가 환불 조치에 나섰지만 판매 비중이 티몬이 훨씬 커 티몬의 환불 정상화 여부, 시점이 재결제 비율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여행사뿐만 아니라 호텔, 리조트에서도 재결제 비율을 높이기 위해 고심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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