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대 ‘마약다크웹’ 적발] 주택가서 대마 재배 마약 제조…회원 4000명 '마약쇼핑몰' 운영

회원수 4000명 육박 다크웹 마약 쇼핑몰
판매상·운박책 등 16명 재판行
마약류 밀수…가상자산으로 거래

검찰이 다크웹에서 마약류를 유통한 일당에게 압수한 대마 등 마약류. 박호현 기자

인터넷프로토콜(IP) 추적이 불가능한 ‘다크웹’에서 마약류 온라인쇼핑몰을 개설해 유통한 일당이 붙잡혀 재판에 넘겨졌다. 이들은 수도권 주택가에서 대마를 재배하고 가상자산으로만 거래했다. 사이트 회원 수만 3962명에 달했는데 다크웹 내 한글 마약류 판매 사이트로는 국내 최대 규모다.


26일 서울중앙지검 마약범죄 특별수사팀(김보성 부장검사)은 지난해 10월부터 이달까지 다크웹에서 이뤄진 마약류 유통 범죄에 대해 집중수사한 끝에 마약류 판매상, 드로퍼(운반책) 등 16명을 적발했다. 이 중 12명을 구속 기소하고 4명을 불구속 기소하기로 했다.


이들은 2022년 6월부터 지난달까지 다크웹에서 759회에 걸쳐 총 8억 6000만 원 상당의 대마 7764g, 합성 대마 208㎖, 액상 대마 카트리지 98개 등을 유통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10억 5800만 원 상당의 마약류를 압수했다.


재판에 넘겨진 일당 대부분은 20~30대였다. 다크웹 판매상 AA그룹의 A 씨(32)는 지난해 4월부터 10월까지 82회에 걸쳐 1억 원 상당의 마약을 판매한 혐의를 받는다. 다른 판매 BB그룹의 B 씨(28)는 2022년 11월부터 올 1월까지 매매 목적으로 대마를 재배하고 47회에 걸쳐 4360만 원 상당의 대마를 판매했다.


다크웹은 IP 추적이 불가능하게 고안된 은닉망이다. 특수 소프트웨어를 써야 접속 가능하기 때문에 추적이 어렵다. 여기에서는 마약류나 무기 등이 불법적으로 거래된다. 적발된 다크웹 사이트 회원 수만 3962명이고 매우 높은 중개 수수료도 있었다. 마약상이 이 사이트에서 마약류를 팔면 사이트 운영자는 20%가량 수수료를 받는다. 일반 e커머스처럼 이용자 후기도 운영된 것으로 알려졌다. 암호화된 메시지로 대화하고 가상자산으로 결제했다. 이른바 ‘던지기’로 마약류를 공급해 판매부터 공급까지 완전한 익명 거래가 특징이었다.


이 사이트에서는 13개 마약류 판매 그룹이 활동한 것으로 검찰은 보고 있다. 이 중 6개 판매 그룹을 추적해 검거했다. 이들은 마약류 밀수에서 나아가 수도권 등 주거지에서 직접 대마를 재배하고 액상 대마까지 제조한 사실도 밝혀졌다.


검찰은 지난해 10월부터 다크웹 내 한국어 마약 매매 사이트 모니터링을 하며 판매상 A 씨와 B 씨의 인적 사항을 특정해 검거했다. 구속된 판매상을 통해 공급책과 추가 판매상을 추적해 붙잡아 재판에 넘겼다.


서울중앙지검 관계자는 “판매 그룹 절반이 검찰 수사로 검거되자 해당 사이트는 이달 기준 일일 방문자 수가 30명 내외로 크게 줄었다”며 “검찰의 E드러그 모니터링 시스템 등을 활용해 마약 범죄 예방에 총력을 다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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