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 여긴 덜 덥네…떠나자, 여름골프 명소로

라운드·물놀이 한곳서…인피니티풀 있는 곳도
‘통풍시트·보냉컵홀더’ 갖춘 리무진카트도 인기

경남 거제 드비치GC

여름엔 시원한 곳이 최고다. 골프도 마찬가지다. 상대적으로 시원하게 느껴지거나 덜 더운 골프장이 인기다. 휴가철인 만큼 골프와 휴양을 함께할 수 있는 곳이면 더 좋다. 어른들은 골프 치고 아이들은 물놀이 하는 일정이면 꿈의 휴가 아닌가.



워터파크 품은 골프장


‘여름에 시원한 골프장’ 하면 가장 먼저 떠올리거나 절대 빼놓지 않고 언급되는 곳이 있다. 강원 정선의 하이원CC. 국내에서 가장 높은 곳(해발 1136m)에 자리 잡은 이 골프장은 한여름 기온도 섭씨 25도 이하에 머무른다. 가벼운 바람막이를 준비해가지 않으면 때 아닌 쌀쌀한 공기에 난감해질지도 모르겠다.


하이원은 워터월드를 운영한다. 국내 최대 규모 실내풀과 다양한 어트랙션이 강점이다. 강원 홍천의 소노펠리체CC엔 오션월드가 있고 강원 평창의 버치힐CC와 용평CC 인근에는 국내 최초 알파인 산장형 워터파크인 용평워터파크가 있다.


또 하나의 유명 워터파크인 강원 속초의 설악워터피아 바로 옆엔 플라자CC설악이 있으며 경남 김해의 롯데워터파크에서는 정산CC, 용원GC, 포웰CC, 하이스트CC, 해라CC가 다 멀지 않다. 경북 경주 캘리포니아비치에선 블루원디아너스CC, 경주신라CC, 경주CC가 모두 차로 10분 안쪽 거리다.



강원 홍천 소노펠리체CC


골프리조트에서 즐기는 인피니티풀


과거 열정 골퍼들은 골프장에 딸린 숙소는 잠만 잘 수 있는 수준이면 아무래도 좋다는 생각이었지만 최근 들어 골프장들은 숙박 시설에 엄청난 공을 들인다. 그러고는 ‘골프앤리조트’로 아예 이름을 바꾸기도 한다.


유명 호텔에서 볼 수 있는 인피니티풀(경계가 없어 보이게 설계한 최상층 수영장)을 골프리조트에 조성한 곳도 여럿이다. 강원 홍천의 세이지우드홍천이 그렇고 경기 안산 대부도의 더헤븐 리조트도 서해 전경의 인피니티풀로 입소문을 타고 있다.



나무 그늘이 주는 청량함


전북 무주의 덕유산CC와 골프존카운티무주, 경남 함양의 스카이뷰CC는 빼어난 산세 속에 위치해 여름이 더 좋은 골프장으로 이름나있다. 코스 곳곳으로 숲이 울창한 강원 홍천의 힐드로사이CC, 충북 진천의 골프존카운티화랑도 나무 그늘 덕에 덜 덥다는 평가다. 2023년 8월 골프존 티스캐너를 통한 예약률 순위를 보면 골프존카운티화랑이 1위, 경기 안성의 한림안성CC와 충남 태안의 로얄링스CC가 2·3위로 나타났다.


제주에도 시원한 공기를 뿜는 골프장이 여럿 있다. 해발 530m의 한라산 중턱에 자리해 상대적으로 선선한 엘리시안제주CC와 600m 고지대에 자리 잡은 타미우스CC다. 더시에나CC는 코스 전반을 감싼 숲 덕분에 주변 지역보다 여름 기온이 4~5도나 낮다. 에코랜드GC는 부지 전체가 제주에서만 볼 수 있는 특유의 원시림인 곶자왈이라 그늘이 많다.


카카오골프예약을 통한 2023년 8월 예약률 순위도 참고할 만하다. 1~3위에 전남 장성의 푸른솔GC장성, 경남 양산의 양산동원로얄CC, 충북 충주의 대영힐스CC가 올랐다.



충북 진천 골프존카운티화랑


바다 건너 샷으로 힐링 라운드


숲보다 바다가 더 좋은 골퍼도 있을 것이다. 바다를 조망하며 날리는 굿 샷에는 체감온도를 낮춰주는 마법이 숨어있는 법이다. 경남 남해의 아난티남해CC는 11개 홀에서 바다를 조망할 수 있고 7개 홀은 바다에 인접해 있다. 이중 4개 홀은 바다 건너로 샷을 하는 로망의 홀이다. 클럽하우스 지하엔 가족 단위로 즐기기 좋은 실내수영장인 워터하우스도 있다.


‘바다 건너 샷’ 하면 알 만한 골퍼들은 전남 해남의 파인비치골프링크스를 먼저 떠올릴 것이다. 파인비치는 아예 ‘골캉스(골프+바캉스)’ 프로모션을 내놓았다. 숙박 예약자를 대상으로 7·8월 두 달 동안 4인 기준 팀당 1명 무료 라운드 혜택을 제공한다. 파인비치와 목포 사이에 전남 최초의 정원형 식물원인 산이정원도 최근 개장해 둘러볼 곳이 더 많아졌다.


바다 라운드 명소 리스트엔 전남 여수의 세이지우드여수경도, 경남 거제 드비치GC도 꼭 넣어야 한다. 드비치는 홀과 홀 사이에 소나무를 배치하는 전통적인 방식을 택하는 대신 관목 위주로 장식해 시야를 확보했다. 덕분에 바다에 접한 12개 홀 전부가 바다 배경의 포토 스폿이 됐다.










리무진 카트 타보셨나요?


코로나 팬데믹 시기엔 골프장에서 찍은 사진만으로도 충분한 수의 ‘좋아요’를 받을 수 있었다. 지금은 그것만으론 부족하다. 뭔가 더 특별한 포인트가 있어야 한다.


이런 분위기를 타고 골프장 인스타그래머블(소셜미디어에서 눈길을 끌 만한) 아이템으로 리무진 카트가 뜨고 있다. 넉넉한 공간과 고급스러운 시트 디자인으로 무장한 특별한 카트는 뽐내기용으로 제격이다.


뽐내기에도 좋지만 요즘 같은 한여름 라운드 땐 실용성으로도 주목 받는다. 투어 프로가 아닌 이상 우리는 18홀을 도는 동안 거의 절반의 시간이나 어쩌면 그 이상을 카트에 머무르지 않나. 리무진 카트는 팀당 카트비가 일반 5인승 카트의 2배에 가깝지만 더위 먹을 걱정 없이 시원하고 산뜻하게 라운드를 즐길 수 있다는 확실한 장점이 있다.


리무진 카트에는 강도 조절이 가능한 통풍 시트가 깔려있고 성능 좋은 선풍기가 장착돼있다. 독립형 좌석이라 다닥다닥 붙어 앉을 일 없고 좌석과 좌석 사이엔 보온·보냉 기능을 갖춘 컵홀더와 개인별 휴대폰 무선충전기도 있다. 겨울엔 열선 시트로 따뜻하다.




리무진 카트는 보통의 5인승 2열 카트를 3열로 개조한 것이다. 4인 플레이의 경우 뒷줄에 3명이 앉아야 하기 때문에 아주 가까운 사이가 아닌 이상 은근한 눈치 싸움이 벌어지곤 하는데 6인승인 리무진 카트에선 그럴 필요가 없다. 4인 플레이 땐 운전하는 캐디 옆자리를 비우는 게 보통이고 5인 플레이 땐 한 사람이 캐디 옆자리에 타면 된다.


에이프로 골프 카트는 2021년 28대로 시작해 이듬해 66대, 2023년에는 191대나 전국 골프장에 리무진 카트를 납품했다. 올해 들어서도 잭니클라우스, 캐슬렉스서울, 제이드팰리스, 카스카디아, 솔모로, 휘슬링락 등이 리무진 카트를 사갔다.


리무진 카트의 대당 가격은 일반 카트의 거의 4배. 에이프로 골프 카트를 공급하는 국제인터트레이드의 이호 이사는 “리무진 카트는 트리니티 클럽의 요청으로 처음 제작했고 이후 입소문을 타면서 시장이 형성됐다. 다른 나라에는 이런 문화가 없는 걸로 알고 있다”며 “수요가 꾸준해 골프장별로 4~5대씩 보유하는 분위기다. 문을 설치하고 에어컨을 단 리무진 카트도 있었는데 문 열고 닫는 게 번거롭단 반응에 사실상 사라졌다. 통풍 시트와 선풍기만으로도 충분히 시원하단 반응이 많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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