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V9 신차 효과에 덜 팔고도 수익…2분기 최대 실적 새로 쓴 기아

HEV·SUV 모델 북미 등서 인기
친환경차 판매 21.4% 뛴 16만대

기아의 대형 전기 SUV인 EV9. 사진 제공=기아

기아가 분기 기준 역대 최대 실적을 달성한 배경에는 미국을 중심으로 한 북미 지역에서의 판매 호조가 자리잡고 있다. 전체 판매 대수는 1년 전보다 줄었지만 사상 최대 실적을 경신한 현대차처럼 하이브리드차의 판매 증가와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등 고부가가치 위주의 판매 전략을 편 것이 실적 증가로 이어졌다는 평가다.


2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기아는 2분기에 글로벌 시장에서 전년 대비 1.6% 감소한 79만 5183대의 차량을 판매했다. 국내 판매는 개별소비세 인하 효과를 봤던 지난해의 높은 기저 영향으로 산업 수요가 9.5% 급감한 가운데 셀토스·스포티지·쏘렌토·카니발 등 인기 레제용차량(RV)과 하이브리드 모델의 판매 확대에도 불구하고 전년 대비 8.4% 감소했다.


해외 판매는 미국을 중심으로 한 북미 권역에서 안정적인 수요가 이어졌다. 주요 RV를 중심으로 판매가 확대됐고 중남미와 아태 권역도 수요 확대에 맞춰 공급 물량을 늘리며 판매 성장을 달성했다. 수출 비중이 높은 소형차를 중심으로 생산하던 오토랜드 광명의 전동화 전환에 따른 리오 단산, 위탁 생산 공장의 생산 차종 재편에 따른 모닝의 공급 제약으로 소형차 수요가 높은 유럽 권역 판매가 감소했다. 인도에서는 일부 차종의 연식 노후화로 판매가 줄어들었다.


기아의 2분기 친환경차 판매는 글로벌 전기차 성장세의 둔화 양상 속에서도 EV9 신차 효과, 하이브리드 모델의 지속적인 판매 확대를 바탕으로 전년 대비 8.3% 증가한 16만 2000대를 기록했다. 전체 판매 중 친환경차 판매 비중도 전년 대비 2.5%포인트 상승한 21.4%를 달성했다. 유형별로는 △하이브리드 8만 9000대 △플러그인하이브리드 2만 대 △전기차 5만 4000대가 판매됐다.


기아는 지정학적 리스크 지속과 세계 주요국 리더십 변화에 따른 변동성 확대, 고금리·고물가에 따른 소비자의 구매 심리 위축 등 불안정한 대외 환경에 따른 어려운 경영 환경이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기아 관계자는 “전기차 수요 성장세 둔화에 따른 업체 간 경쟁 심화 등 자동차 시장의 변화를 예의 주시하고 있다”며 “시장 상황과 수요에 기반한 유연 생산 시스템으로 적정 재고를 유지하고 최적의 인센티브 전략을 운영함으로써 수익성 확대와 고객 가치 제고를 동시에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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