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통령 후보도 변수…해리스 러닝메이트, 백인 중년남성 유력

공화 밴스 적수로 셔피로 등 거론
트럼프 부인 멜라니아 회고록 출간
해리스 남편 엠호프 헌신적 외조 등
후보 배우자간 맞대결 구도도 관심

카멀라 해리스(왼쪽) 미국 부통령과 남편 더글러스 엠호프가 22일(현지 시간) 델라웨어주 윌밍턴의 선거운동본부에 도착해 지지자들에게 손을 들어 보이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미국의 대선 후보 못지않게 주목받는 것이 각 후보의 부족한 부분을 보완해줄 러닝메이트다. 이번 선거가 남녀(성별), 백인과 흑인(인종) 등 여러 측면의 대결 구도로 부각되면서 시너지를 발휘할 부통령 후보들의 역할이 그만큼 중요해졌다. 민주당의 카멀라 해리스와 공화당의 도널드 트럼프 두 대선 후보가 지지율 면에서 팽팽한 접전을 벌이는 것으로 나타나면서 부통령 후보들의 표심 잡기가 이번 대선의 당락을 가를 핵심 변수가 될 것이라는 전망마저 나온다.


아직 부통령 후보를 지명하지 않은 민주당에서는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을 대신할 백인 중년 남성의 발탁이 유력시되고 있다. 상대측 부통령 후보인 ‘러스트벨트(미국의 쇠락한 공업지대)’ 출신 J D 밴스 상원의원과의 맞대결에서 백인과 남성층 표심을 끌어오기 위해서는 불가피한 선택이라는 평가다. 현재 민주당 부통령 후보 검증단이 후보를 추려 검증 작업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경합주인 펜실베이니아의 조시 셔피로 주지사와 노스캐롤라이나의 로이 쿠퍼 주지사, 보수 텃밭인 켄터키의 앤디 버시어 주지사 등이 거론되고 있다. 차기 대선을 노리는 민주당 ‘잠룡’ 중 한 명인 그레천 휘트머 미시간주지사는 경합주 표심을 고려했을 때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인물이다. 휘트머 주지사가 후보로 지명될 경우 미국 역사상 처음으로 정·부통령 모두 여성이라는 점에서 흥행에 성공할 수도 있지만 반대로 보수 텃밭을 중심으로 반대 여론이 일어 역풍을 맞을 수 있다는 점에서 가능성이 낮게 점쳐진다.


공화당에서는 ‘흙수저’ 출신 젊은 정치인 밴스 상원의원이 부통령으로 나선다. ‘리틀 트럼프’로 불리는 밴스는 낙태 등 주요 이슈는 물론 외교·통상 정책에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정신을 계승할 인물로 대변된다. ‘금수저’인 트럼프를 대신해 주요 승부처인 러스트벨트에서 표심을 공략할 것으로 보인다.


‘숨은 권력’으로 평가되는 양당 대선 후보들의 배우자 대결도 관심거리다. 이번 대선은 미국 역사상 처음으로 퍼스트 레이디와 퍼스트 젠틀맨의 대결이 펼쳐진다. 그동안 두문불출하던 트럼프 전 대통령의 부인 멜라니아 여사는 자신의 이름을 내건 회고록 ‘멜라니아’ 출간 소식으로 오랜만에 얼굴을 드러냈다. 멜라니아 여사는 트럼프 전 대통령 퇴임 후 공식 석상에 거의 모습을 드러내지 않아 ‘은둔의 멜라니아’로 불렸지만 남편의 선거운동을 지원하기 위해 본격적인 대선 레이스에 뛰어들었다는 분석이다. 해리스 부통령은 남편 더글러스 엠호프의 외조를 받는다. 아내가 부통령에 오르면서 미국 최초의 ‘세컨드 젠틀맨’으로 불린 엠호프는 지난 대선에서 부통령에 출마하는 아내를 위해 변호사를 그만둘 정도로 헌신적이다. 자신이 속한 로펌이 고객의 의뢰를 받아 정부에 로비를 할 경우 이해충돌 우려가 제기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유대인인 엠호프는 미국 내 유대인 커뮤니티와 적극 협력하면서 백악관과의 가교 역할을 해왔다. 엠호프는 8월 12일 파리 올림픽 폐막식에 아내와 함께 참석하는 것을 시작으로 공식 활동에 나설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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