번개장터가 8월부터 모든 중고거래에 수수료를 적용하기로 했다. 당근은 수수료 대신 ‘지역 커뮤니티’ 기능 고도화에 열을 올리고 있다. 대표적인 두 개인간 거래(C2C) 플랫폼이 수익성 확보를 위해 상반된 전략을 취하면서 사업 형태도 달라지는 양상이다.
판매자에 수수료 3.5% 부과
27일 업계에 따르면 번개장터는 다음달 1일부터 플랫폼 내에서 이뤄지는 모든 중고거래에 안전결제만 사용이 가능하다는 방침을 세웠다. 이는 택배 뿐 아니라 직거래시에도 마찬가지다. 수수료는 판매자에게만 상품 금액의 3.5%가 부과된다. 번개장터는 최근 이 같은 내용을 소비자에게 공지했다.
수익성을 강화하려는 번개장터의 전략은 ‘거래 과정’에 방점이 찍혀 있다. 현재 이익이 번개 페이·케어에서 발생하는 구조다. 본사 회의실 이름도 ‘쉽고·빠르고·안전하게’로 지어졌을 정도로 이 작업에 사활을 걸고 있다. 올해 들어서는 수익성 강화를 목표로 조직을 정비하기도 했다. 이번 조치를 통해 단번에 수익성을 강화할 수 있게 됐다.
다만 이용자들 반응은 엇갈린다. 물건을 수령한 뒤 악의적으로 안전거래 정산 시점을 늦추거나 환불하는 구매자들도 있어 왔기 때문이다. 판매자들의 이 같은 볼멘소리를 극복하는 작업이 관건으로 보인다. 일단 번개장터 측은 “거래 중 적극적으로 분쟁 해결을 돕겠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선 판매자가 상품과 관련된 주요 사항을 자세히 표기하는 작업이 권장됐다. 번개장터는 판매자가 상품을 발송하고 구매자는 이를 수령할 때 각자 사진이나 영상을 남기는 방안도 권했다.
앞서 이달 11일 결제 건부터 안전결제 자동 구매확정 일자를 배송완료일 5일에서 3일로 변경하는 조치도 이뤄졌다. 번개페이 안전결제를 전면 확대하기에 앞서 판매자들이 늦은 정산을 이유로 이를 기피하는 현상을 방지하기 위한 의도로 해석된다.
번개장터가 수익성을 개선해야 할 필요성은 높다. 지난해 216억 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2021년 393억에서 손실 폭을 줄였지만 연간 적자 추세가 이어졌다.
자영업자 광고 수익 의존 구조
번개장터와 함께 대표적인 중고거래 플랫폼으로 꼽혀왔던 당근은 수수료 수익모델을 과감히 배제했다. 대신 ‘지역 커뮤니티’ 기능을 고도화하고 있다. 동네 범위를 벗어난 타 지역 중고 상품은 모바일앱 상에서 노출조차 되지 않는다. 기능 업데이트 역시 지역 커뮤니티에 대부분 집중됐다.
주 수입원은 커뮤니티로 송출되는 지역 자영업자들의 광고다. 앞서 지난해 5월 서비스명에서 ‘마켓’을 떼어낸 이유도 개인 간 거래보다 커뮤니티 기능을 강조하려는 의도로 보인다.
당근의 이 같은 행보는 업계 안팎에서 의구심 어린 시선을 받기도 했다. 다만 지난해 첫 연간 흑자를 달성하며 오랜 적자 상황을 반전시켰다. 당근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173억 원을 기록했다. 북미·일본 등 해외 법인과 당근페이의 자회사 비용이 포함된 연결 기준으로는 11억 원의 영업손실을 거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