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이 8·18 전당대회를 향해 부산·울산·경남(PK)과 충청권에서 치른 지역 순회 경선에서도 이재명 후보가 90% 안팎의 압도적 득표율로 ‘독주 체제’를 굳혔다. 이른바 ‘확대명(확실히 대표는 이재명)’에 이변은 없어 민주당 전대는 최고위원 후보들 간 1위를 둘러싼 경쟁만 치열한 형국이다.
이 후보는 28일 충남과 충북 경선에서 권리당원 득표율이 각각 88.9%에 달해 압도적 1위를 이어갔다. 김두관 후보는 충남·북서 각각 9.3%와 9.6%, 김지수 후보는 두 곳에서 1.8%, 1.5% 득표에 그쳤다. 이 후보는 총 15회의 지역 경선 중 9번째인 충북까지 누적 득표율이 90.4%에 달했다. 김 후보는 전날 ‘텃밭’인 경남에서 득표율 11.7%를 기록하며 처음 10%대를 넘겼지만 부산·울산에선 한 자릿수 득표율로 고전했다. 김 후보의 누적 득표율은 8.4%에 머물렀다.
이 후보와 김 후보 간 신경전은 지속됐다. 이 후보가 이날 ‘먹사니즘’을 앞세워 “기본적인 소득·주거·의료·교육 등을 책임지지 않을 수 없다”고 강조하자 김 후보는 “(먹사니즘에는) 많은 재원이 투자돼야 한다”고 비판했다. 김 후보가 전날 부산에서 “소수 ‘개딸’들이 민주당을 점령했다”고 역설하자 경선장에서 소란이 빚어지기도 했다. 이후 김 후보의 충북 연설에서 강성 당원들이 “사과하라”며 고성과 야유를 퍼부었다.
최고위원 경선은 수석을 둘러싼 경쟁이 불을 뿜었다. 김민석 후보는 충남 20.6%, 충북 20.8%의 득표율로 정봉주(16.9%, 17%) 후보를 앞섰다. 정 후보는 누적 득표율에서 19%로 여전히 김 후보(17.2%)보다 우위에 있지만 전날 부울경 경선에서도 1위를 한 김 후보가 여세를 몰아 정 후보를 추월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다른 최고위원 후보들의 누적 득표율은 김병주(14.3%), 전현희(13.2%), 이언주(12.2%), 한준호(12.1%), 강선우(6.1%), 민형배(6%) 후보 순이다. 전대에서 선출될 최고위원은 총 5명이다.
20일가량 남은 민주당 전대가 이재명 후보의 형식적 당 대표 선출만 남겨둔 모양새여서 ‘일극 체제’에 대한 당내외 불만과 여론의 무관심은 커질 것으로 보인다. 익명을 원한 한 정치학자는 “경선은 해보나마나여서 이 후보가 대표로 선출된 후 민주당이 얼마나 변화할지가 관전 포인트”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