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메프’ 피해자들 첫 단체행동… 오후 5시 큐텐 본사 앞에서 집회

우산, 마스크 등 챙겨 시위 예고
강남경찰서 등에 집회신고 안돼
티몬, 위메프 본사 앞 아직 한산
피해자 다수라 결집 어려운 상황

28일 오후 서울 강남구 소재의 큐텐 사무실 앞. 채민석 기자

티몬·위메프의 대규모 정산 지연 사태가 일주일째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피해자들이 처음으로 단체 행동에 나선다.


28일 일부 피해자들은 온라인 커뮤니티와 피해자 단체 채팅방 등을 통해 이날 오후 5시께 서울 강남구 역삼동 소재의 큐텐테크놀로지 본사 앞에서 ‘우산 시위’를 진행한다고 밝혔다.


이날 오전 일부 피해자 단체 채팅방에는 ‘티몬 피해자 우산집회가 잡혔다’는 제목의 공지사항이 올라왔다. 공지에는 “우천과 상관 없이 우산과 마스크를 지참해 참여해달라”며 “본인의 생각이나 의견을 한문장으로 A4 용지에 작성해 오시면 더욱 좋다”는 내용이 포함됐다.


예시로 나온 문구는 ‘직접 나와 사과하고 대책마련하라’, ‘결제 관리 부실한 정부가 책임져라’, ‘빠른 환불 진행하라’ 등이다.


다만 이번 집회는 서울 강남경찰서 등 경찰에 공식적으로 신고가 된 집회가 아니다. 강남경찰서 관계자는 “해당 집회와 관련해 집회 신고를 받은 바 없다”며 “현장에 나가 집회인지 여부 등을 판단해야 한다”고 밝혔다.


피해자들도 미신고 집회라는 점을 인지해 공지를 통해 “오늘은 점거나 물리력 동원 없이 이슈를 위한 퍼포먼스적인 모임”이라며 “질서 유지만 되면 경찰도 협조하겠다고 했다”고 강조했다.


이날 오후 3시까지도 큐텐테크놀로지 본사와 신사동 티몬 사무실 입주 건물, 위메프 본사 등은 한산한 모습이었다. 큐텐 사무실은 현재 텅 빈 상태며, 티몬 사무실이 입주해 있는 신사동 JK타워는 아예 폐쇄돼 있다. 삼성동 위메프 본사는 아직 열려있지만, 사무실에 들어와 있는 5명가량의 피해자가 건물을 떠나면 문을 닫을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티몬과 위메프는 자금부족 등을 이유로 자체 환불절차를 중단했다. 티몬 측은 지난 26일과 27일 사무실 앞에 몰린 일부 피해자들을 상대로 현장 환불을 진행하기도 했지만, 전체 피해 금액에 비해서는 턱없이 부족한 것으로 알려졌다. 네이버페이, 토스페이 등 간편결제사들은 이날부터 결제 취소와 환불 절차를 시작한 것으로 전해졌다.


환불 절차는 가시밭길일 것으로 예상된다. 일각에서는 티몬과 위메프의 모회사인 큐텐이 내달 중 해외 계열사를 통해 700억 원 가량의 금원을 조달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그러나 금융감독원은 “계획에 대해 들은 바 없다”고 일축했다.


지난 27일 티몬의 환불 현장 담당자인 권도완 운영사업본부장은 중국 자금 600억 원가량을 투입해 환불을 해주겠다는 방안이 있다고 발언했지만, 이후 “중국에서 바로 빼 올 수 없고, 정확하지는 않다”고 한 걸음 물러서기도 했다. 큐텐의 구영배 대표는 행방이 묘연한 상황이다.


이번 사태로 피해를 입은 소비자들이 다수라 피해자들이 결집하지 못하는 것도 문제점으로 꼽힌다. 지난 27일 일부 피해자들은 권 본부장과 대화를 나누고 29일 오후 4시께 피해자 대표들과 사측이 화상 회의를 진행하기로 합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현장에 있던 다른 피해자들은 해당 내용을 공유받지 못했고, 단체 채팅방에서도 피해자 대표들과 연락이 되지 않는다고 주장하고 있다. 지난 27일 현장에서 밤을 새며 번호표를 받은 피해자들도 “화상회의 소식을 듣지 못했다”고 말했다.


한편, 공정거래위원회와 금융위원회, 금융감독원 등 관계 부처들은 티몬과 위메프 입점 업체를 위한 긴급 경영안전자금 지급 방안을 물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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