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닛 옐런 미 재무장관이 강달러가 미국의 제조업에 타격을 준다는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주장을 정면으로 반박했다. ‘강달러 현상’을 무역적자의 관점에서만 바라보지 말고 거시 경제적 측면에서 폭넓게 바라봐야 한다는 것이다.

옐런 장관은 28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과의 인터뷰에서 “매우 강력한 달러는 수출을 억제하지만 수입에 기여할 수 있다”며 “강달러의 영향은 보다 광범위한 맥락에서 평가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달러 강세로 인해 미국산 제품이 수출 경쟁력이 떨어질 수 있으나 수입 물가는 낮아질 수 있다고 설명하면서 “그 외에도 많은 것이 있다”고 말했다.

옐런 장관은 미국의 강한 경제가 외국 자본을 끌어들이고, 이에 따라 달러 가치가 높아진 측면도 크다고 강조했다. 그는 “우리는 매우 강력한 경제를 갖고 있다. 소비 지출과 투자는 견고하다”면서 "인플레이션 감축법을 비롯해 다양한 프로그램들이 제조업 일자리를 창출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실제 미국의 2분기 국내총생산(GDP)은 전기 대비 2.8% 상승해 시장 예상치 2.0%를 상회했다. 지난 1분기 GDP 성장률 확정치 1.4%와 비교해도 크게 개선된 수치다

이같은 옐런 장관의 주장은 트럼프 전 대통령의 ‘강달러’에 대한 불만과 대조된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앞서 블룸버그와의 인터뷰에서 “우리는 큰 환율 문제를 겪고 있다”면서 “너무 비싸서 아무도 우리 제품을 사고 싶어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또 미국의 주요 무역 파트너 국가들이 자국 통화 가치를 의도적으로 낮게 유지해 불공정한 이득을 얻고 있다고 비난해 왔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러닝메이트(부통령 후보)인 J D 밴스 상원의원 역시 달러화를 약화시켜 미국 제조업에 활력을 불어넣어야 한다는 주장을 펼치고 있다.

한편 옐런 장관은 이날 대규모 생산 보조금으로 자국 제조업체들을 지원하겠다는 중국의 경제 정책 계획에 대해 우려를 표명했다. 앞서 중국은 제20기 중앙위원회 제3차 전체회의(3중전회)에서 첨단 제조업에 대한 대규모 투자를 통해 과학·기술 자립을 이뤄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옐런 장관은 이에 대해 “구조적 불균형을 해결하고, 소비지출을 확대하려는 노력은 보이지 않았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