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내 복지가 집 청소?'…일·가정 양립 동참하는 스타트업

크몽, 본인·배우자 재택근무 도입
1~2시간 단위 연차 제도도 확산
청소연구소 '청연기업복지' 문의↑

주형환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이 29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인구 비상대책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저출생 문제 해결을 목표로 한 범정부 지원책이 쏟아지는 가운데 ‘일·가정 양립’ 실현에 동참하는 스타트업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스타트업은 한때 워라밸(일·생활 균형)이 좋지 않은 직장의 대명사처럼 여겨졌지만 인재 확보를 위해 ‘육아 복지’를 도입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프리랜서 마켓 플랫폼 크몽은 본인 임신 및 배우자 출산 시 신생아 기간 100% 재택근무를 시행하고 있다. 만 7세 이하 자녀를 둔 임직원을 대상으로 월 10만 원의 육아수당도 지급하고 있다. 크몽 관계자는 “출산과 육아 과정에서 불가피하게 발생하는 휴직과 복직에 대해 불이익을 없애려고 노력한 결과 현재 여성 관리자 비율은 50%에 달한다”고 소개했다.


아기띠를 비롯한 육아 관련 제품을 제조·판매하는 코니바이에린은 일과 육아를 병행하기 위해 창업 초기부터 전원 재택근무 시스템을 도입했다. 이 회사는 자녀 등하원·등하교 시간을 배려해 근무시간 중 최대 1시간을 돌봄에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 아울러 2시간 단위 연차제도를 도입했으며 방학과 어린이집 휴무로 보육 공백이 생긴 직원을 대상으로 자녀와 함께 사무실에 나오는 ‘자녀 동반 오피스데이’도 실시하고 있다.


임직원들이 업무에 집중하도록 가사일을 대신 해주는 등 신개념 복지 프로그램을 도입하는 사례도 늘어나고 있다. 기업 전용 아이 돌봄 서비스 ‘맘시터Pro’를 운영하고 있는 맘편한세상에 따르면 지난해 해당 서비스를 도입하려는 기업 문의는 전년 대비 2.5배 이상 증가했다. 보육시설을 설치하거나 대체 인력을 배치하는 것에 비해 신속하고 유연하게 임직원의 ‘일·가정 양립’을 직접 지원할 수 있어 가입자가 늘고 있다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청소연구소’를 운영 중인 생활연구소는 최근 예비 엄마 1000명을 대상으로 가정집 청소 전액 지원 쿠폰을 지급하는 청연 출산 지원금 프로모션을 실시했다. 출산을 앞두고 집안일까지 돌보기 힘든 예비 엄마들이 깨끗한 집에서 아기를 맞이하도록 마련된 이번 프로모션은 조기 선착순 마감하는 등 폭발적인 반응에 힘입어 세 번째 프로모션까지 완료했다. 청소연구소는 워킹맘인 연현주 대표가 가사도우미 비용 부담과 믿을 만한 사람 구하기 힘들었던 경험 등 아이 셋을 키우면서 겪은 어려움에서 얻은 아이디어로 출발했다. 특히 기업 임직원들이 업무와 일상에 집중하도록 집 청소를 대신해 주는 청연기업복지 프로그램을 운영, 청소연구소를 복지로 선택한 기업도 늘고 있다.


스타트업계에서 이처럼 일·가정 양립을 지원하는 제도를 전향적으로 도입하려는 것은 인재 확보가 시급한 현실과 관련이 깊다는 분석이다. 육아 스타트업 맘편한세상이 지난해 10월 3040 직장인 부모 568명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를 한 결과 10명 중 9명은 ‘육아 복지가 좋은 기업으로 이직 의향이 있다’고 답했다. 육아 복지가 자녀를 둔 임직원의 근속 여부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치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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