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경제 살리기 역행하는 노란봉투법·25만원 지원법 강행 멈추라

거대 야당의 입법 폭주가 거듭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30일까지 ‘방송 4법’을 모두 통과시킨 뒤 노란봉투법(노동조합법 개정안)과 민생회복지원금 특별법을 강행 처리하겠다고 벼르고 있다. 거대 야당은 26일부터 국민의힘의 필리버스터를 강제 종결시키며 방송통신위원회법·방송법·방송문화진흥회법 개정안을 차례로 단독 통과시켰다. 한국교육방송공사법 개정안의 30일 강행 처리도 공언했다. 민주당은 다음 달 1일 국회 본회의에서 노란봉투법과 민생회복지원금법 처리를 밀어붙인다는 방침이다. 두 법안은 경제 살리기와는 거리가 멀고 야당 지지층 등의 환심만 사려는 포퓰리즘법이라는 지적을 받고 있다.


노란봉투법은 파업 노동자 개인에 대한 기업의 손해배상 청구를 막고 근로자·사용자 범위를 모호하게 규정해 기존 법안보다 더 개악됐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재계는 야당의 노란봉투법이 그대로 통과되면 불법 파업을 조장해 산업 생태계가 붕괴하고 협력 업체와 청년들의 일자리가 위태로워질 것이라며 우려하고 있다. 한국경영자총협회 등 경제 6단체 대표가 29일 추경호 국민의힘 원내대표를 만나 “야당이 노란봉투법을 일방 통과시킬 경우 대통령에게 거부권 행사를 건의해달라”고 호소한 것은 이 같은 걱정 때문이다. 민생지원금법은 전 국민에게 25만~35만 원 범위에서 지역사랑상품권을 지급하는 내용으로, 이를 위해 총 12조~18조 원의 재원이 필요하다. 민주당은 지원금 지급이 소비 진작에 도움이 된다고 주장하지만 외려 물가를 자극해 국민 부담을 가중시키고 재정을 악화시킨다.


그럼에도 거대 야당이 노란봉투법·민생지원금법을 밀어붙이면 여당은 ‘방송 4법’과 마찬가지로 필리버스터로 대응할 예정이다. 야당이 기어이 이들 법안을 강행 처리하더라도 대통령의 재의요구권(거부권) 행사에 이은 국회 재표결 부결로 폐기될 가능성이 높다. 결국 폐기될 법안을 두고 여야가 ‘여당 필리버스터→야당 강행 처리→대통령 거부권→재표결’을 되풀이하는 소모적인 정쟁만 벌이는 셈이다. 22대 국회가 개원한 지 두 달이 됐지만 여야의 무한 정쟁 때문에 K칩스법·고준위방사성폐기물특별법·연금개혁법 등 경제·민생 살리기 법안은 방치돼 있다. 민주당이 진정 재집권을 바란다면 포퓰리즘 법안 강행 처리를 멈추고 경제 살리기 법안 처리에 적극 협조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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