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서 아령 묶인 시신 발견…살던 고시원 책상엔 10만원과 '청소부탁합니다' 메모


한강 하구에서 팔목에 아령이 묶인 남성의 시신이 발견돼 경찰이 수사에 나선 가운데, 해당 남성이 살던 고시원에서 현금 10만원과 함께 안타까운 내용의 메모가 나왔다.


29일 경기 고양경찰서 등에 따르면 지난 28일 오후 1시께 고양시 덕양구 행주나루터 인근 선착장 근처에서 60대 남성 A씨가 숨진 채 발견됐다. A씨는 생전에 서울 모처의 고시원에서 혼자 지내왔다.


A씨의 고시원 방 책상 위에는 현금 10만원과 '청소를 잘 부탁한다'는 내용의 메모가 놓여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 메모는 자신이 남겨둔 짐 등의 뒤처리를 해야 할 고시원 관계자에게 남긴 글로 추정된다. 방에 있던 달력에는 '몸이 너무 아파서 살고 싶지 않다'는 내용의 메모도 발견된 것으로 전해졌다.


A씨는 가족이나 친지와 교류 없이 상당 기간 고시원에서 혼자 살아온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은 A씨의 지문을 확보해 신원을 파악한 뒤 유족을 찾고 있다. 다만 A씨의 휴대전화에도 가족으로 추정할 수 있는 사람의 연락처는 없었다.


경찰이 처음 시신을 발견했을 때 신원을 추정할 수 있는 소지품이 없이 팔에 신발 끈으로 5㎏의 아령이 묶여 있었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은 오는 30일 A씨 시신을 부검할 예정이다.


경찰 관계자는 "고인이 최근 지병으로 많이 힘들어했다는 정황 등은 확인됐으나 정확한 사망 원인을 규명하기 위해 시신 부검을 의뢰하는 등 수사 중이다"라며 "시신 인계가 이뤄질 수 있도록 가족을 찾는 데도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밝혔다.


※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예방 상담전화 ☎109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