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번 만나 문제가 술술 풀릴 거라고 생각하지 않았지만, 결과가 없어서 허탈한 마음 가득한 아침이….” 광주 민·군 공항의 무안 통합 이전을 논의하기 위해 진행된 광주광역시·전라남도·무안군의 3자 회동이 무의미하게 끝나면서 강기정 광주시장이 허탈한 마음을 30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표현한 일부분이다. 강 시장은 “대구공항 활주로는 2개지만 무안통합공항 활주로는 3개다. 대구는 이제 철도와 도로를 놓기 위한 예타를 진행하고 있지만 우리는 이미 무안-광주 고속도로가 뚫리고 KTX도 공사 중이다”며 “우리가 지금 통 큰 합의만 하면 호남발전을 위한 절호의 기회를 맞을 수 있다고 얘기해봤지만 진심이 전달되지 못했다”고 안타까움을 표시했다. 그러면서 강 시장은 “다시 군민과 시민을 믿고 무안통합공항을 호남의 관문으로 만들 수 있다는 믿음을 가지고 힘을 내야겠다”고 다짐했다.
강기정 광주시장, 김영록 전남지사, 김산 무안군수가 광주 민·군 공항의 전남 무안으로 이전을 놓고 지난 29일 얼굴을 맞댔지만 ‘빈손’에 그쳤다. 김산 군수의 강경한 반대 의사를 표명하면서 진척을 보이지 못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번 3자 회담은 김 군수가 참석한 첫 회동에 그나마 위안을 삼고 있다. 강 시장, 김 지사, 김 군수는 시·도 기조실장, 무안 부군수를 대동해 전남 영암군의 한 식당에서 만나 3시간 동안 회동했다. 광주시, 전남도, 무안군 세 기초·광역 단체장이 만난 것은 민선 7기 출범 직후인 2018년 8월 무안 공항 활성화 협약 이후 6년 만이다.
한편 광주시, 전남도, 무안군은 공동 입장문에서 “3자는 무안국제공항 문제가 서남권 발전의 기본임을 인식하고 민·군 통합공항의 무안 이전에 대해 서로 입장을 밝히고 경청했으나 무안군의 반대로 합의에 이르지는 못했다”고 밝혔다.
광주시는 기존에 약속한 1조 원대 지원금 외에 공항 복합도시 건설 참여, 광주 공공기관(인재개발원) 이전, 2차 공공기관 이전 시 대형 기관 무안 유치 지원 등 인센티브를 제시했다. 3자 공동 소음도 측정·검증, 지역민 여론조사, 이전 논의를 위한 실무위원회 구성 등도 제안했으나 어떤 것도 합의를 끌어내지 못했다.
전남도는 △시·도민들에게 희망을 줄 수 있도록 광주시장과 무안군수에게 한 가지 만이라도 합의 결과 도출 △무안국제공항을 중심으로 한 ‘RE100 국가산단’ 조성과공항 주변에 호텔, 카지노, 컨벤션센터를 포함한 ‘무안공항 관광·국제물류특구’ 등 미래형 신도시 개발 제안 △광주시는 무안군민이 신뢰할 수 있도록이전지역 지원사업의 구체적인 리스트를 포함한 통합 패키지 마련과 조례 제정 선행 필요하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하지만 김산 군수는 소음 문제 등을 거론하며 군 공항은 지역 경제 발전에 도움이 되지 않아 어떤 경우에도 받을 수 없다는 일관된 입장을 표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남도의 한 관계자는 “공항 문제에 대한 공론의 장 마련 필요하다”며 “공항이 활성화돼야 서남권도 발전할 수 있는 만큼 무안군민의 찬성·반대에 대한 충분한 의견을 나누고, 군민의 의사를 존중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