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일 오후 1시 인천시 부평구 십정동 278-48. 서울경제신문 기자가 도착한 이곳은 민선 8기 인천시에서 신혼부부를 위해 내놓은 ‘천원 주택’이다. 천원주택은 1일 임대료‘1000원’으로 신혼부부에게 주거지를 제공하는 인천시의 파격적인 주거 정책이다. 시는 천원주택을 연간 1000호 공급 목표로 하고 있다. 사업시행은 내년 3월이다.
이날 공개된 천원주택은 수도권 전철 1호선의 동암역이 도보로 10분 거리에 있다. 인근에는 5000세대가 넘는 대규모 아파트가 들어서 각 종 편의시설이 있고, 바로 뒤에는 십정녹지공원이 위치해 쾌적한 생활환경을 갖췄다. 주거 밀집지역의 원도심이지만 신도심 못지않은 주거환경인 셈이다. 문제는 원도심의 고질적인 주차난이다. 인천도시공사가 매입한 이 천원주택은 큰길에서 400m 걸어 들어가는 주택가로 차들이 줄지어 주차돼 있다. 하지만 이런 걱정도 곧바로 해소됐다. 이곳 천원주택은 하부 주차가 가능한 필로티 구조이기 때문이다. 시의 이 같은 천원주택은 입주대상인 신혼부부의 쾌적한 주거 환경에 초점을 맞췄다. 주택 반경 500m 이내에는 소음과 유해물질 등 유해시설 인근 주택은 매입하지 않는 게 시의 원칙이다. 하루 임대료 1000원 주택의 외부환경에서는 일단 합격점이다.
그렇다면 내부는 어떨까. 이날 공개된 천원주택은 전용면적 65㎡(방1, 화장실1)·84㎡(방3, 화장실1)·84㎡(방3, 화장실2) 등 3개 형태로 구성됐다.
입구는 3연동 중문으로 설치돼 넓고 편하게 사용하도록 했다. 출산 이후 유모차를 들이고 뺄 때 편한 입구다. 게다가 천원주택에는 시스템에어컨과 공기청정기, 주방 인덕션이 공통적으로 구비돼 있었다. 방 1개가 있는 65㎡ 타입은 거실과 주방 일체형으로 소파와 낮은 거실장을 들여도 충분한 공간 확보가 가능하다. 화장실이 2개가 딸린 84㎡ 타입에는 2개의 드레스룸이 구비돼 넉넉한 수납공간이 자랑이다. 인테리어 감각이 뛰어난 신혼부부라면 드레스룸을 개인 작업공간으로도 활용할 듯하다. 주방은 아담한 높이와 칸칸이 수납장으로 편의성을 높였다. 내부는 전체적으로 화이트 톤에 스카이블루로 강조한 거실벽지로 실내공간을 편안하고 청량한 느낌을 자아냈다. 화장실은 밝은 계열의 테라조 타일로 시공해 공간을 더 넓게 보이도록 했다.
특히 각 방마다 나 있는 이중창이 눈에 띈다. 넉넉한 채광으로 단열을 높이고 바람 길을 만들어 적절한 환기로 습도까지 조절하는 뛰어난 구조이다.
시가 준비한 이 주택은 향후 공급될 천원주택의 중·상위권으로 분류되고 있다. 이날 천원주택을 둘러본 신혼부부들의 만족도 역시 높다.
박관수(34)·김민정(여·23)부부는 “시스템에어컨, 중문, 공기청정기와 같은 구성을 갖춘 집을 구하기는 사실상 힘들다”면서 “이런 구성까지 있다는 것만으로도 비용을 절감한 상태로 입주할 수 있다는 게 (천원주택의)가장 큰 장점”이라고 말했다.
이날 신혼부부들로부터 다양한 의견을 청취한 유정복 시장은 “인천형 주거정책은 주거비 부담을 크게 낮춰 시민들이 실질적으로 체감할 수 있는 정책”이라면서 “여기 계신 여러분들처럼 인천시민들, 나아가 대한민국 국민이 더 많은 정책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인천시가 지속 가능한 저출생 정책을 마련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