뱅크웨어글로벌 공모가, 밴드 하단으로…IPO '옥석가리기'

1만6000원 확정…올 첫 상단 깨져
경쟁률도 156대1…수요예측 저조
새내기주 급락에 공모주 투심 위축


코스닥 상장을 추진하는 코어뱅킹(금융회사의 종합 정보화 시스템) 솔루션 기업 뱅크웨어글로벌이 희망 가격 범위(1만 6000~1만 9000원·밴드) 하단으로 공모가를 결정했다. 기업공개(IPO)에 나선 기업이 공모가 밴드 상단을 지키지 못한 건 올 들어 이번이 처음이다. 새내기주의 상장일 주가 급락이 빈번해지면서 기관투자가들도 본격적인 ‘옥석 가리기’를 시작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뱅크웨어글로벌은 7월 23일부터 5영입일간 국내외 기관투자가들을 대상으로 수요예측을 진행한 결과 공모가를 1만 6000원으로 정했다고 31일 공시했다. 수요예측에는 827개 기관이 참여해 약 156대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통상 수요예측에 2000개 안팎의 기관투자가들이 참여해왔다는 점을 고려하면 확연히 달라진 결과다.


기관투자가들의 공모주 주문 분포는 양극화가 뚜렷했다. 신청 수량 기준 밴드 상단 초과 주문과 상단가 주문 비율이 각각 31.57%, 27.86%인 반면 밴드 하단 이하로 주문한 비율도 37.64%에 달했다. 공모주 배정 후 일정 기간(15일~6개월) 동안 주식을 팔지 않고 보유하기로 약속하는 의무보유확약 비율은 1.52%에 불과했다. 기관투자가에 배정된 물량의 최대 98.48%가 상장일 매도가 가능하다는 의미다.




뱅크웨어글로벌의 수요예측 부진은 회사의 악화한 경영 및 재무 상태 때문으로 풀이된다. 회사의 매출은 2021년 950억 원에서 지난해 729억 원으로 역성장했고 2022년부터는 영업손실을 지속하고 있다. 올 1분기 기준 자본잠식률은 -52%를 기록했다.


뱅크웨어글로벌 관계자는 “최근 상장 기업들의 공모가가 과도하게 부풀려졌다는 논란이 지속적으로 제기된 점을 고려해 시장 친화적으로 공모가를 확정했다”고 말했다.


코스닥 IPO를 추진하는 기업이 밴드 상단에 공모가를 결정하지 못한 것은 지난해 11월 와이바이오로직스(338840) 이후 약 9개월 만이다. 밴드 상단으로 공모가를 정한 이노스페이스(462350)·그리드위즈를 제외하면 코스닥 전 종목이 밴드 상단을 초과해 공모가를 결정해왔다. 상장일 주가 급등을 노린 기관투자가들이 1주라도 물량을 더 확보하기 위해 경쟁적으로 주문 가격을 높게 부른 결과였다.


과열된 공모주 시장의 분위기는 이노스페이스·엑셀세라퓨틱스(373110) 등 기업의 주가가 상장일 공모가 밑으로 떨어지면서 변하기 시작했다. 최근 상장한 산일전기(062040)·피앤에스미캐닉스(460940)의 상장일 주가가 오름세를 보였지만 공모가 대비 200~300%대 상승률을 보였던 과거에 비해 상승 폭이 작았다. 투자자 입장에서는 IPO 종목의 옥석을 가려야 하는 시기가 돌아왔다는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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