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그룹의 인공지능(AI) 전초기지인 SK텔레콤(017670)이 통신주가 아닌 AI주로 변신을 꾀하고 있다. 최근에는 모건스탠리 등 국내외 연구원을 초대해 사실상 기업설명회(IR)에 가까운 행사를 갖고 AI 경쟁력을 강조했다. 모건스탠리는 SK텔레콤의 AI 사업이 기업가치에 반영돼 있지 않아 재평가가 필요하다고 화답했다.
1일 금융투자 업계에 따르면 SK텔레콤은 최근 모건스탠리를 비롯해 국내외 증권사 리서치센터 연구원을 대상으로 AI 세미나를 진행했다. SK텔레콤은 세미나에서 AI 데이터 솔루션 기업인 나스닥 상장사 SGH에 2억 달러를 투자한 점, 데이터센터 인프라 구축 사업, 통신사 특화 AI 모델 ‘에이닷’ 개발 등을 강조한 것으로 전해졌다. 에이닷은 SK텔레콤의 개인 비서 서비스다. 6월 말 기준 가입자 450만 명을 확보했다.
SK텔레콤이 AI 사업 역량을 강조한 이유는 기업가치 제고가 필요하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통신주인 SK텔레콤은 대표적인 경기방어주로 꼽힌다. 경기가 안 좋을 때도 안정적인 수익을 낼 수 있고 꾸준히 배당을 한다는 점 때문에 주가 변동이 크지 않다.
실제 올들어 SK텔레콤의 상승 폭(7.19%)은 코스피지수(4.61%)를 소폭 웃도는 정도다. AI 분야 투자 등 기업 변신을 꾀하고 있는 SK텔레콤으로서는 아쉬울 수 있는 대목이다. 유영상 SK텔레콤 최고경영자(CEO)는 지난달 CEO 타운홀에서 AI 수익화를 강조하기도 했다. 증권가에서 AI의 수익화는 아직 시기상조라는 시각도 있지만 AI로 성과를 내 차별화를 꾀하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올 하반기에는 에이닷과 AI 데이터센터 사업을 통해 본격적으로 수익 창출에 나설 계획도 밝혔다.
세미나 행사에서 반응은 괜찮았다는 후문이다. 실제 모건스탠리는 AI 세미나 이후 보고서를 통해 “SK텔레콤의 대규모언어모델(LLM)과 AI 기업들에 대한 투자는 현재 기업가치에 반영되지 않은 상황”이라며 “AI 전략은 기업가치와 시장에서의 평가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을 것”이라고 평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어 “7%의 배당수익률과 AI 전략이 성공적으로 실행될 경우 주가 상승 여력은 충분하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