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랍 궁전에 온듯…"원두 종류만 206개"

■바샤커피 청담동 1호점 가보니
금빛 대리석 타일·벽 장식 눈길
고급 커피는 한 주전자 48만원
리넨 천으로 커피내려 잡내 없애
롯데百 점포 내 2·3호점도 앞둬

1일 오전 서울 청담동 바샤커피 1호 매장 앞에 입장을 기다리는 고객들이 줄지어 서 있다. 사진 제공=롯데백화점

문을 열자 아랍 국가의 궁전을 연상시키는 이국적 인테리어가 펼쳐진다. 금빛과 파란색·주황색으로 번쩍이는 대리석 타일과 벽 장식은 국내 여느 커피전문점과는 확실히 다르다. 향긋한 커피 향이 코끝을 감싸는 이곳은 롯데백화점이 공들여 국내에 들여온 야심작 ‘바샤커피’ 1호 매장이다. 브랜드 모티브이기도 한 모로코 도시 ‘마라케시’의 매장 느낌을 전체적으로 재현했다는 설명에 고개가 절로 끄덕여진다.


지난 31일 찾은 서울 청담동 바샤커피 1호점은 2개 층에 걸친 약 380㎡(115평) 규모 플래그십 매장이다. 206종의 아라비카 원두를 35개국에서 공수해 매장에서 전부 맛볼 수 있는 점이 특징이다. 특히 2층에 위치한 음용 공간에선 종이 대신 ‘리넨’ 천으로 된 커피 백을 사용한다. 커피를 내리는 과정에서 섞여드는 잡내까지 제거하기 위해서다. 김나연 바샤커피 코리아 오퍼레이션·트레이닝 총괄매니저는 “신맛과 쓴맛, 향과 밸런스를 조화시키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면서 “우리 커피를 한번 맛보면 에스프레소 머신에서 내린 (다른) 음료는 맛이 없다고 느낄 것”이라고 말했다.







바샤커피 메뉴. 주전자(골드팟)에 3~4잔 분량 커피가 담겼고, 여기에 샹티이 크림을 곁들여 마신다. 황동건 기자

‘커피계의 에르메스’라 불릴 정도로 대중적인 커피 브랜드와는 가격대부터 다르다. 주전자(골드팟)에 채워진 커피 350㎖ 용량이 1만 6000원부터 시작한다. 이는 3~4잔이 나오는 양이다. 고급 커피 메뉴의 경우 한 주전자 가격이 48만 원에 달하는 것도 있다.


브랜드 역사는 1910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지금은 박물관으로 사용되는 모로코 마라케시의 궁전 ‘다르 엘 바샤(Dar el Bacha)’안에 있던 커피룸에서 정체성이 시작됐다. 현재 차 브랜드 ‘TWG’를 보유한 ‘V3 고메’ 그룹 소속이다. 바샤커피와 TWG는 매장 벽면에 수백 개의 커피·차 캔을 전시하는 인테리어로도 잘 알려져 있다.




바샤커피 청담 플래그십 스토어 1층 전경. 사진 제공=롯데백화점

바샤커피 청담 플래그십 스토어 2층 전경. 사진 제공=롯데백화점

이날 문을 연 청담점은 바샤커피의 동북아시아 첫 번째 매장이다. 글로벌로는 24번째다. 점포 수가 많지는 않지만, 국내 정식 진출 이전에도 바샤커피의 커피백은 해외여행 시 구매해야 할 필수품으로 꼽혀왔다. 롯데백화점이 맡을 한국에서의 사업 역시 커피백 판매를 중심으로 진행될 전망이다. 김 총괄매니저는 “이번 플래그십 매장은 바샤가 어떤 브랜드인지 느낄 수 있는 공간”이라면서 “비즈니스적으로 봤을 때는 커피백 상품들이 메인”이라고 했다. 연내 서울 소공동 롯데백화점 본점과 내년 초 잠실점에 각각 들어설 2·3호점은 상품 위주로 공간이 꾸려질 예정이다.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기 위해 백화점 외부에 단독 매장 형태로 자리잡아 체험 요소를 강조한 청담동 1호점과는 차이가 있다.


롯데백화점으로서는 ‘야심작’으로 꼽는 사업이다. 올해 초 조직개편을 통해 신설된 정준호 대표 직속 ‘콘텐츠 부문’이 사업을 주도해왔다. 정 대표 역시 수 차례 싱가포르 V3 고메 본사를 찾아 바샤커피 유치에 공을 들인 것으로 알려졌다. 김민아 롯데백화점 콘텐츠부문 바샤팀장은 “고객이 경험할 수 있는 요소를 늘리기 위해 접근해 치열한 경쟁 끝에 사업권을 따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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