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궁 1점' 쏜 선수 "김우진과 경기한 것 자체가 큰 승리…대한민국 존경합니다"

차드 출신 이스라엘 마다예 이메일 인터뷰
"김우진 보다 잘하고 싶다는 생각 하지 않아"
"골판지 등으로 과녁 만들어서 2명과 연습해"
"꿈은 양궁하고 싶어하는 청년위해 일하는 것"
"차드 양궁 발전할 수 있도록 한국이 도와줬으면"
SNS엔 "대한민국 감사합니다 존경합니다" 글 올려

이스라엘 마다예 선수, 사진 제공=이스라엘 마다예



“사실 (김우진 선수보다)잘하고 싶다는 생각을 한 것도 아니고 집중력도 부족했습니다. 그저 김우진 선수를 상대로 경기를 한 것 자체가 저에게는 큰 승리였습니다.”


31일 2024 파리 올림픽 양궁 개인전에 출전한 아프리카 차드 출신의 이스라엘 마다예는 서울경제와의 이메일 인터뷰에서 64강에서 김우진 선수와 맞붙은 소감에 대해 이같이 밝혔다. 김우진에게 완패를 했지만 그와 경기를 했기 때문에 자신은 승리를 한 것이나 다름 없다는 것이다.


마다예는 64강전에서 ‘세계 최강’ 김우진 선수를 상대로 처음에는 선전하는 듯 했지만 올림픽에서는 드물게 1점을 쏘는 등 부진한 모습을 보여 당시 경기를 지켜보던 중계진과 시청자들을 당황하게 만들었다.


그는 2세트에서 첫 번째 화살 6점, 두 번째 화살은 8점을 기록한 뒤 마지막 화살을 쐈는데 중계 화면을 벗어났기 때문이다. 몇 점을 기록했는지 보이지 않았고, 화살이 과녁에 꽂히는 소리만 들렸다. 과녁을 확인한 결과 흰색 부분인 1점에 화살이 꽂혀 있었다. 그렇게 마다예는 15점으로 2세트를 마무리했다.


이처럼 올림픽에서는 보기 어려운 충격적인 경기를 펼쳐 시청자, 관중 등을 당황시켰지만 그의 사연이 알려진 이후 분위기는 반전됐다.


프랑스 식민지인 차드 출신으로 오로지 독학으로 양궁을 배워 올해 처음으로 올림픽에 출전하게 된 것이다. 64강전에 등장하는 순간부터 의아한 장면을 연출했다. 모든 선수들이 착용하고 있는 가슴 보호대를 차지 않았던 것이다. 아프리카에서도 최빈국으로 꼽히는 그의 조국 차드에서는 별 다른 지원을 받지 못했던 것.



사진=이스라엘 마다예 페이스북 캡처

사진=이스라엘 마다예 선수 SNS


19세부터 양궁을 시작했다는 그는 현재 전기기사다. 그러나 올림픽을 위해 생업을 뒤로 하고 오직 연습에만 매진했다. 그는 “양궁을 처음 할 때 양궁 선수가 2명이었는데 매주 함께 모여서 골판지 등으로 표적을 만들어 연습을 했다”고 전했다.


그렇게 바라던 올림픽 출전이라는 꿈을 이룬 그는 앞으로는 양궁을 하고 싶어하는 차드의 청년들을 위해 해야 할 일을 찾을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차드의 양궁이 발전할 수 있도록 한국 기업이 도와줬으면 좋겠다”며 “한국과 한국 문화를 사랑하고 언젠가는 한국에 꼭 가고 싶다”고 전했다.


한국에서 64강전 이후 스타가 됐다고 하자 “한국에 너무 감사하다. 저의 틱톡, 유튜브 계정도 사랑해 달라”고 ‘깨알’ 같은 자신의 홍보도 잊지 않았다.



사진=이스라엘 마다예 인스타그램



한편 그는 31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64강전 사진을 올리며 “Thanks you corea”라고 적었다. 올림픽에서 보기 힘든 점수인 1점을 쏜 마다예 선수의 사연이 알려지면서 한국인들이 그의 인스타그램에 응원의 글을 남겼고 마다예가 응답한 것으로 풀이된다. 해당 글에도 “다음 올림픽에서 꼭 만나요” “마다예 선수! 올림픽 정신이 무엇인지 보여주셔서 감사합니다” “타국 선수 중에 유일하게 마음이 갔다” “이번 올림픽에서 마다예 선수를 알게 되어서 파리 올림픽이 좋은 추억으로 남을 수 있을 것 같아요” 등 한국인들의 응원 댓글이 수 없이 달리고 있다.


인스타그램 외에도 페이스북에 그는 삼성전자 부스에서 기념촬영을 하며 “삼성올림픽” “SAMSUNGOLYMPIC”이라고 적어 한국 누리꾼들 사이에서도 화제가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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