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대형 기술기업들이 인공지능(AI) 분야에 대한 투자를 추가로 늘리겠다는 방침을 잇따라 밝히고 있다. 막대한 AI 지출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는 가운데 글로벌 빅테크들은 AI 주도권을 잡기 위해 어쩔 수 없는 선택이라는 입장이다.
7월 31일(현지 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에 따르면 이날 메타는 이번 분기 AI 인프라 구축 등을 위한 자본 지출이 84억 7000만 달러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당초 시장에서 전망한 95억 1000만 달러를 밑도는 수치지만 전년 동기(63억 5000만 달러)보다 33.3% 늘어난 것이다. 이런 가운데 메타는 연간 자본 지출의 하한선을 기존 350억~400억 달러에서 370억~400억 달러로 상향 조정했다. 공격적인 투자를 이어가겠다는 뜻을 공식화한 것이다. 메타 측은 “AI 연구와 개발을 지원하기 위해 투자를 지원하고 2025년에 상당한 자본 지출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앞서 마이크로소프트(MS)도 2분기 자본 지출이 190억 달러로 지난해 동기 대비 약 78% 늘었다고 밝힌 바 있다. 이와 관련해 MS는 “클라우드와 AI 관련 비용이 전체 자본 지출의 대부분을 차지한다”고 전했다. 아마존도 이번 분기 AI 투자를 크게 늘렸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로이터통신은 이날 아마존의 2분기 자본 지출이 164억 1000만 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43% 증가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보도했다.
최근 시장에서는 빅테크들의 AI 투자에 대한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대규모언어모델(LLM) 구축 등에 막대한 자금이 투입돼야 하지만 그에 맞는 수준의 수익이 나올 수 있을지 의문이라는 지적이다. 이 같은 우려에도 불구하고 빅테크들이 AI 투자를 확대하는 움직임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AI 사업의 주도권을 잡기 위해서는 투자를 멈출 수 없다는 절박함이 읽히는 대목이다. 마크 저커버그 메타 최고경영자(CEO)는 최근 블룸버그통신과 진행한 인터뷰에서 “투자하는 모든 회사가 합리적인 결정을 내리고 있다고 생각한다”며 “뒤처지는 것의 단점은 앞으로 10~15년 동안 가장 중요한 기술에서 멀어졌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