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이 미사리 조정경기장의 조명탑이 개발제한구역 내 허가 없이 설치됐다는 이유만으로 철거를 명령하는 것은 불이익이 지나쳐 부당하다는 취지의 판결을 내렸다.
2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 1부(주심 김선수 대법관)는 국민체육진흥공단이 하남시장을 상대로 낸 시정명령 취소 청구 소송에서 원고 패소를 결정한 원심 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
공단은 2002년 경기도 하남시에 미사리 조정경기장을 지으면서 전광판 1대와 조명탑 11개를 함께 설치했다.
하남시는 전광판과 조명탑이 허가 없이 설치한 불법 시설물이라며 철거하라는 내용의 원상 복구(시정) 명령을 내렸다. 해당 조명탑이 개발행위제한 구역 내에 있다는 것이다.
공단이 불복해 제기한 소송에서 1·2심 법원은 전광판과 조명탑 10개는 적법하게 설치된 것이라고 봤다. 부지 경계선 내에 있으므로 문제가 없다는 취지다. 다만 경계선 바깥에 있는 조명탑 1개는 무허가 시설물이 맞으므로 철거하라고 판결했다.
대법원은 이러한 원심 판결을 파기했다. 이어 "도시의 무분별한 확산을 방지하고 도시 주변의 자연환경을 보전해 도시민의 건전한 생활환경을 확보한다는 개발제한구역 지정의 공익상 필요가 원고(공단)가 입을 불이익을 정당화할 만큼 강하다고 보기 어렵다"며 하남시의 처분이 비례의 원칙을 어겨 부당하다고 판결했다.
대법원은 "해당 조명탑을 철거하면 안전사고가 우려될 뿐만 아니라 심판의 판정과 관객의 관람에도 상당한 지장이 초래될 것으로 보여 사실상 경정장에서의 야간 경기 전체가 제한되는 결과가 초래될 것"이라고 짚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