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정책위의장 지명 김상훈 "채상병 특검, 수사가 먼저"

"수사 미진하면 필요성 따져볼것"
정점식, 韓대표 주최 오찬 불참
지명직 최고위원 '친한' 김종혁

국민의힘 정책위의장으로 지명된 김상훈 의원이 2일 오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집권 여당의 신임 정책위원회 의장에 2일 내정된 4선의 김상훈 의원이 한동훈 대표가 제안한 ‘제3자 추천 채 상병 특검법’과 관련해 “현재 진행 중인 수사가 완결되고 나서 수사가 미진할 때 특검법을 한다는 것이 기본 전제”라는 소신을 밝혔다.


김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기자 간담회에서 “여야의 대치 국면이 장기화하는 가운데 정책위의장이라는 중책을 맡아 어깨가 무겁다”며 “원활한 당정 관계의 초석을 다지느라 수고해준 정점식 전 의장의 바통을 이어받아 당면한 민생 법안 현안 처리에 노력하겠다”고 설명했다.


그는 제3자 추천 채 상병 특검법을 둘러싼 당내 이견에 대한 입장을 묻자 “진행 중인 (채 상병 사건과 관련한) 수사 결과가 나온 뒤 미진한 경우에 특검법의 필요성 여부가 가려진다고 본다”며 “그 부분은 당내 의견을 좀 더 들어보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야당이 두 차례나 폐기된 채 상병 특검법을 수정해 재차 발의한다는 방침 속에 한 대표와 원내 지도부 간 미묘한 입장 차이가 있는 만큼 불필요한 잡음을 최소화하기 위한 발언으로 해석된다.


김 의원은 당정 관계 설정 방향에 대해 “국민의힘은 집권 여당이기 때문에 윤석열 정부가 성공으로 가는 로드맵에 힘을 보태야 한다”며 “한 대표나 국민의힘도 예외가 아닐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 대표가 김 의원을 지명한 것은 정점식 전 의장의 교체 과정에서 불거진 당내 갈등을 의식한 때문으로 해석된다. 임기 1년의 정책위의장을 임명하려면 원내대표와의 협의는 물론 의원총회 추인을 거쳐야 해 여전히 수적 우위를 보이는 ‘친윤’ 의원들의 입장을 살피지 않을 수 없기 때문이다. 김 의원은 한 대표와 직접적인 접점이 없고 어느 계파에도 속하지 않은 중립적인 인물로 평가받는다.


다만 정 전 의장 교체로 불거진 당내 갈등의 불씨는 여전하다는 평가다. 한 대표가 이날 서울 여의도의 한 식당에서 전임 지도부인 ‘황우여 비상대책위원회’ 인사들과 오찬을 가졌지만 정 전 의장은 참석하지 않으며 불편한 속내를 나타냈다. 한 대표는 식사 후 기자들과 만나 “정 전 의장이 결단해준 것을 대단히 감사하게 생각한다”며 “우리는 좋은 정치를 하겠다는 한 목표를 공유한다”고 전했다.


정책위의장 인선이 진통 끝에 마무리되면서 한 대표는 지명직 최고위원에 ‘친한’계 원외 인사인 김종혁 전 조직부총장을 내정해 ‘한동훈 체제’를 사실상 완성하고 다음 주부터 본격적인 정치 행보에 나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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