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지난해 삼성물산 합병과 관련해 약 1400억 원을 미국 헤지펀드 엘리엇매지니먼트에 배상하도록 한 판결에 불복해 영국 법원에 취소소송을 제기했지만 각하됐다.
2일 법무부에 따르면 영국 상사법원은 지난해 6월 엘리엇에 약 1389억 원(약 1억 782만 달러)을 지급해야 한다는 국제상설중재재판소(PCA) 판정에 대해 우리 정부가 낸 취소소송을 각하했다고 1일(현지 시간) 밝혔다. ‘한국의 취소 신청은 영국 중재법 제67조상 관할권 다툼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게 각하 사유다. 각하란 소송이 일정 요건을 갖추지 못해 심사 없이 배척하는 것을 뜻한다.
엘리엇은 2018년 7월 우리 정부에 9900억여 원의 손해배상을 요구하는 투자자·국가분쟁해결(ISDS)을 제기했다. 2015년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 승인 과정에서 한국 정부가 국민연금공단을 동원해 부당하게 개입해 주가 하락 등으로 7억 7000만 달러를 손해 봤다는 게 내용이었다. 하지만 PCA는 지난해 6월 한국 정부가 엘리엇에 5358만 6931달러(당시 환율 기준 약 690억 원)와 지연이자, 법률 비용 등 총 1300억여 원을 지급하라고 판정했다. 법무부는 중재판정부가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상 관할(재판권) 인정 요건을 잘못 해석해 내린 판정이라며 취소소송을 제기했다. 하지만 영국 법원은 받아들이지 않았다.
법무부 관계자는 “향후 항소 여부 등을 면밀히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변수연 기자 diver@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