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티' 힘주는 롯데, 식·의약용 셀룰로스 증설에 790억 투입

내년 상반기에 생산라인 추가
연산 1만톤으로 2.5배 늘어나
글로벌시장 점유율 1위 도약

롯데정밀화학의 식·의약용 셀룰로스 제품. 사진 제공=롯데정밀화학

중국발 공급 과잉으로 부진을 겪고 있는 롯데의 화학 사업이 스페셜티(고부가가치) 소재를 중심으로 돌파구를 마련하고 있다. 첨단 소재 비중 확대 전략과 함께 정밀 화학의 스페셜티 제품을 강화하기 위해 790억 원을 투입해 식·의약용 셀룰로스 생산능력을 키운다. 이훈기 롯데케미칼(011170) 대표는 최근 2030 경영 전략을 발표하며 셀룰로스를 중심으로 친환경 소재 사업 역량을 강화해 지난해 1조 7600억 원이었던 정밀화학의 매출을 2030년 5조 원으로 늘리겠다고 밝힌 바 있다.


4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정밀화학(004000)은 인천 셀룰로스 생산 공장에 총 790억 원을 투입해 식·의약용 라인을 증설한다. 내년 상반기 증설을 완료하면 생산능력은 약 1만 톤으로 기존(3900톤) 대비 2.5배 이상 증가한다. 글로벌 시장에서 점유율도 27%에서 35% 수준으로 확대돼 세계 1위를 차지할 것으로 전망된다.





롯데정밀화학은 1994년 국내 최초로 셀룰로스 유도체 상업 생산에 성공한 후 현재 미국 다우, 일본 신에쓰와 글로벌 톱3를 유지하고 있다. 셀룰로스 유도체는 나무를 원료로 만드는 식물성 스페셜티 소재로 산업용 페인트의 점성을 조절하거나 식·의약용 캡슐로 사용된다. 고객마다 수백 가지의 맞춤형 규격을 개발해야 해 범용 화학제품과 달리 진입장벽이 높다.


롯데정밀화학은 그중에서도 식·의약용 셀룰로스에 독보적인 기술력을 가지고 있다. 식·의약용 셀룰로스는 의약용 캡슐이 돼 동물성 물질인 젤라틴을 대신하고 대체육에 첨가제로 들어가 고기 같은 식감을 구현해낸다. 건축이나 페인트 등에 쓰이는 산업용 제품보다 2~4배 이상 비싸다. 롯데정밀화학 관계자는 “아직 시장은 작지만 부가가치는 매우 높은 효자 사업”이라며 “매년 영업이익률도 15% 안팎으로 내고 있다”고 설명했다.


롯데정밀화학의 셀룰로스 사업은 2017년 롯데케미칼의 계열사로 편입되면서 속도를 내기 시작했다. 롯데 인수 후 셀룰로스 생산 인프라에 투입한 투자금은 총 3400억 원에 달한다. 그 결과 셀룰로스 사업 매출액은 2019년 3000억 원대에서 2023년 5000억 원대 규모로 커졌다. 회사는 이번 증설을 계기로 식·의약용 셀룰로스 사업을 강화해 2030년 3조 원 규모로 매출을 늘리겠다는 계획이다.


실제 식·의약용 셀룰로스는 고령화와 기후위기로 수요가 꾸준히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시장조사 업체 리서치앤마켓에 따르면 캡슐 등 의학용 부형제 시장은 2022년부터 2028년까지 약 6.6%의 연 성장률을 보이며 122억 달러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롯데정밀화학의 한 관계자는 “셀룰로스는 수출 비중이 95%로 최근 선진국 중심에서 서남아 시장으로 확대하기 위해 인도 등 해외 지사를 늘리고 있다”며 “신제품 개발에도 집중해 스페셜티 소재 사업을 더욱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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