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발 경기 침체 공포가 확산하고 있는 가운데 이번주 국내 증시도 큰 폭으로 움직일 것으로 전망된다. 국내 주요 증권사들 대부분은 국내 증시가 곧 회복 국면을 맞이할 것으로 예상하면서도 단기 조정은 불가피하다는 의견이다. 전문가들은 투자자들에게 섣부른 투매를 지양하고 실적 대비 저평가된 종목들을 골라 담으라고 조언했다.
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주 코스피 지수는 전주(2731.90)보다 55.71포인트(2.04%) 하락한 2676.19에 장을 마감했다. 같은 기간 코스닥 지수는 797.56에서 18.23포인트(2.29%) 내린 779.33에 마감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주 국내 증시의 변동 폭이 지난주 대비 더 커질 것으로 내다봤다. 지난 주말 사이 발표된 미국 경제 지표가 미국 경기 침체 우려를 키웠기 때문이다. 2일(현지시간) 미국 노동부가 발표한 7월 실업률은 전월 대비 0.2% 포인트 상승한 4.3%로 시장 예상치인 4.1%를 웃돌았다. 2021년 10월 4.5% 이후 2년 9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기도 하다. 같은 날 발표된 7월 비농업 일자리 수는 전월 대비 11만 4000명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는데 이는 시장 전망치 17만 5000명을 크게 밑도는 수치일뿐만 아니라 지난 1년간의 평균 증가 폭인 21만 5000명을 훨씬 밑돈다. 이날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 나스닥 종합지수 모두 전장 대비 1.51%, 1.84%, 2.43% 하락했다.
중동 지역 분쟁 위험도 다시 커지고 있다. 이스라엘은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 최고 정치 지도자 이스마일 하니예 암살 이후 주말 사이 서안지구 공습을 단행했다. 국제 유가는 다만 중동발 지정학적 위험 고조에도 미국과 중국의 경기 침체 우려가 높아지며 4주 연속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번 주 국내 증시가 지난 주에 이어 하락장을 보일 것으로 예상하며 당분간은 변동 폭이 작은 종목들을 골라 담을 것을 권고했다. 김동원 KB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코스피는 고점 대비 -10% 내외의 낙폭을 예상한다”며 “실적 대비 저평가 받고 있는 금융주나 소비주 등을 추천한다”고 말했다. 이승우 유진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 역시 “침체와 중동 지정학 리스크 급부상으로 변동성 큰 장세가 지속될 것”이라며 “금리 인하 수혜주, 금융주와 필수 소비재 중심으로 포트폴리오 조정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반도체나 전자기기(IT) 등 실적이나 가치 대비 주가가 과도하게 떨어진 종목들을 저점 매수하는 방안도 대안으로 제시됐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7월 초 이후 낙폭 과대 업종인 반도체, 자동차, 인터넷, 2차전지 등의 매수 기회가 있을 것”이라며 “엔화 강세 진정, 엔 캐리 트레이드(저금리로 엔화를 빌려 고금리 달러 자산에 투자하는 방식) 매물 정점 통과 이후 관련 업종들이 코스피 분위기 반전을 주도해 나갈 전망”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거시 경제 악화로 국내외 증시가 악재에 민감해진 만큼 이번 주 역시 경제 지표와 주요 기업 실적 발표에 주목하라고 조언했다. 이번 주 챙겨봐야 할 미국 주요 경제 지표로는 7월 공급관리협회(ISM) 서비스업 지수, 2분기 대출 책임자 의견조사, 6월 도매 판매 등이 있다. 아울러 △버크셔 해서웨이 △캐터필러 △우버 △글로벌파운드리 △디즈니 △일라이릴리 등 미국 기업들의 실적 발표도 예정돼 있다. 국내에선 △네이버(NAVER(035420)) △삼성화재(000810) △HMM(011200) △SK텔레콤(017670) △크래프톤(259960) 등이 실적을 공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