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올해 초부터 기업 밸류업(기업가치 제고) 프로그램을 추진하는 가운데 기업가치 극대화를 위해서는 주주환원과 더불어 이익 성장 속도를 높여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특히 지금과 같은 저성장 국면에서는 속도감 있는 자기자본이익률(ROE) 개선을 위해 인수합병(M&A)나 구조조정 등을 전략적 수단으로 활용해 새로운 성장기회를 찾아야 할 것이란 분석이다.
삼일PwC는 5일 이같은 내용을 담은 ‘Value 業(업) 하라!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 마중물,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 성공 요건’ 보고서를 발간했다고 밝혔다. 이 보고서는 국내 증시의 저평가 현상인 코리아 디스카운트의 원인과 정부가 추진 중인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의 주요 내용, 기업가치 제고를 위한 전략적 방향성을 제공하기 위해 마련됐다.
먼저 보고서는 코리아 디스카운트의 원인으로 낮은 자본효율성과 미흡한 주주환원을 꼽았다. 자기자본을 활용해 1년간 얼마나 많은 순이익을 창출했는지 판단하는 수익성 지표인 ROE는 한국이 10년 평균 8% 수준으로 미국(14.9%), 일본(8.3%), 중국(9.3%) 등 주요국보다 낮다. 보고서는 한국의 배당 성향도 10년 평균 26%로 선진국(49.5%) 대비 소극적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기업가치 제고를 위해서는 △속도감 있는 성장 전략과 △적극적 소통 정책 등 두 가지 전략을 제시했다. 속도감 있는 성장을 위해서는 주주환원 확대뿐만 아니라 이익성장을 통한 ROE 개선이 필요하다는 판단이다. 보고서는 “주주환원율을 높이면 기업가치 제고에 단기적으로 도움이 되지만, 이익 성장이 뒷받침되지 않는다면 모멘텀 상실로 상승 동력이 약해진다”고 꼬집었다. 결국 속도감 있는 성장이 기업 밸류업의 관건이라는 것.
이를 위해서는 기존 사업의 역량을 키워내는 유기적 성장과 M&A, 구조조정을 통한 비유기적 성장 방안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윤창범 삼일PwC 밸류업지원센터장은 “기업은 밸류업 공시를 부담이 아닌, 성장의 마중물로 바라보고 기업가치를 높일 수 있는 전략 수립과 시행 노력을 해야 한다”며 “특히 비즈니스 트랜스포메이션 관점에서 시장 흐름을 앞서는 선제적 구조조정과 M&A를 통한 비즈니스 포트폴리오 변화가 새로운 성장동력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밖에도 보고서에는 정부의 가이드라인을 활용해 기업가치 제고 계획을 공시할 때 고려사항 및 지난해 증시 활황을 이끈 일본 밸류업 정책 사례 등도 포함됐다. 김용범 공동센터장은 “대다수 기업이 기업가치 제고 계획을 수립할 때 큰 방향성 없이 ‘매출 얼마 달성’이라는 식의 단편적 목표 설정에 그치는 경우가 많다”며 “공시를 하는 기업이라면 하나의 스토리 라인을 가지고 단기, 중장기 목표가 무엇인지, 이를 달성하기 위한 실행 계획이 무엇인지 구체적으로 설정하고 수립하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