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을 공식 방문했던 오세훈 서울시장이 한중일 3국 간의 관계 개선을 위해 지자체가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오 시장은 지난달 31일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출장 동행 기자 간담회에서 “중국이나 일본의 젊은이들은 한류에 대해 굉장히 호감을 가지고 있고 애정까지 느끼는 단계”라며 “3국 간 민중 사이에서는 애증이 교차해도 화해·협력의 분위기가 싹이 돋는데 정부가 이를 쫓아가지 못하는 지체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오 시장은 “10년 전 시장직을 수행할 때에 비하면 한중일 3국 관계가 굉장히 많이 어색해지고 소원해졌다”며 “지자체 차원에서 그런 벽을 먼저 깰 수 있겠다는 관점에서 지난해에 도쿄를, 이번에 베이징 방문을 결심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오 시장은 지난해 6월 일본 출장에서 고이케 유리코 도쿄도지사를, 이번 중국 출장에서 인융 베이징 시장을 면담한 바 있다.
오 시장은 ‘베세토’를 수차례 언급하며 도시 외교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베세토란 베이징(Beijing)과 서울(Seoul), 도쿄(Tokyo)의 영문명 앞글자를 딴 것으로 한중일 3국 간 협력 체제를 의미한다. 이는 1995년 베세토 협력에 관한 합의각서에 서명하며 본격화했는데 당시 각서의 주요 내용은 21세기를 맞아 3개 도시가 행정에서부터 경제·사회·문화·체육 등 모든 분야의 민간 부문 교류·협력을 적극 지원하고 협력 방법을 모색한다는 것이었다. 이 결과 문화·체육 분야에서 총 16회의 교류가 추진됐지만 3개 도시의 시장회의는 중단되는 한계를 보였다.
오 시장은 “베세토 3개 도시가 상당히 진전된 도시 외교를 진행하고 있었지만 그게 퇴보한 상황”이라며 “이번 재방문을 계기로 베세토 3개 도시의 우호 협력 관계를 좀 본격화해 보는 게 어떠냐는 취지의 제안을 인 시장에게 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나라와 나라 간의 관계는 늘 부침이 있어서 아주 긴밀할 때가 있고 어떤 이슈가 생기면 상당히 소원해질 때가 있고 어떨 때는 또 적대적이기까지 한 관계가 형성된다”며 “지자체가 꾸준히 튼튼한 (협력 관계의) 뿌리가 내리도록 하는 역할을 해야 된다”고 힘줘 말했다.
오 시장은 지금이 베세토 회복의 적기라고 강조했다. 그는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일본과의 관계는 한미일 관계까지 겹쳐서 아주 잘 복원이 된 상태”라며 “중국도 이른바 늑대 외교를 탈피해 최근에 해빙 무드”라고 말했다. 이어 “문제의 (싱하이밍) 대사가 임기가 다 돼 돌아간 것이기도 하지만 한국 국민 입장에서는 조금 좀 불쾌하게 느꼈던 대사가 중국으로 돌아갔다”며 “그런 상황이기 때문에 아주 적절한 타이밍에 적절한 제안을 한 것이 아닌가 느끼고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