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005930)가 업계에서 가장 얇은 두께의 저전력 D램(LPDDR)으로 온디바이스 인공지능(AI) 시장에서의 점유율 확대를 노린다.
삼성전자는 12나노급 LPDDR5X D램 12·16GB(기가바이트) 패키지 양산을 시작했다고 6일 밝혔다. 저전력 특화 D램인 LPDDR은 스마트폰·태블릿PC 등 주로 모바일 기기에 사용되는 메모리로 7세대인 LPDDR5X가 가장 최신 제품이다. 이번에 양산하는 제품의 두께는 0.65㎜로 현존하는 12GB 이상 LPDDR D램 중 가장 얇다.
최근 모바일 기기의 두께는 가볍고 얇아졌지만 내부 부품 수는 증가하는 추세라 모바일 D램 제품의 두께를 줄일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 모바일 D램이 얇아지면 슬림한 기기 설계가 가능하고 기기 내부 발열을 안정적으로 관리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
삼성전자는 12나노급 LPDDR D램을 4단으로 쌓고 패키지 기술과 패키지 회로 기판·차폐(EMC) 기술 등 최적화를 통해 이전 세대 제품 대비 두께를 9% 줄이고 열 저항을 21.2% 개선했다. 패키지 공정 중 하나인 백랩(웨이퍼 뒷면을 연마해 두께를 얇게 만드는 공정)의 기술력을 극대화해 웨이퍼를 최대한 얇게 만들었다.
이번 제품은 얇아진 두께만큼 추가로 여유 공간 확보를 통해 기기 내부 온도 제어에 도움을 줄 수 있다. 일반적으로 높은 성능을 필요로 하는 온디바이스 AI는 발열로 인해 기기 온도가 일정 구간을 넘기면 성능을 제한하는 제어 기능이 작동한다. 신제품 탑재 시 속도, 화면 밝기 저하 등의 기기 성능 감소를 최소화할 수 있다는 뜻이다.
삼성전자는 향후 6단 구조 기반 24GB, 8단 구조 32GB 모듈도 가장 얇은 LPDDR D램 패키지로 개발해 온디바이스 AI 고객의 요구에 최적화된 솔루션을 공급할 예정이다. 시장조사 업체 옴디아에 따르면 고성능 스마트폰의 모바일 D램 탑재량은 지난해 유닛당 7.02GB에서 2028년 15.22GB로 2.16배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삼성전자는 옴디아가 집계를 시작한 2012년부터 올해 1분기까지 매출 기준 12년 연속 모바일 D램 1위를 기록했다. 1분기 모바일 D램 시장점유율은 57.9%에 달한다.
배용철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 상품기획실장 부사장은 “고성능 온디바이스 AI의 수요가 증가함에 따라 LPDDR D램의 성능뿐만 아니라 온도 제어 개선 역량 또한 중요해졌다”며 “삼성전자는 기존 제품 대비 두께가 얇은 저전력 D램을 지속적으로 개발하고 고객과의 긴밀한 협력을 통해 최적화된 솔루션을 제공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