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하강" vs "공포과도"…거세지는 美 침체 논쟁

실업률 상승에 연착륙 기대 붕괴
서비스업 지표 개선…시장은 혼란
연준 금리인하폭·횟수 확대 불가피

미국 뉴욕 증시가 폭락한 5일(현지 시간) 미국 뉴욕 맨해튼의 뉴욕증권거래소(NYSE) 앞으로 행인들이 지나고 있다. AFP연합뉴스

아시아 증시에 이어 미국 뉴욕 증시도 크게 출렁이면서 경기 침체 전망을 둘러싼 논란이 증폭하고 있다. 미국 경제가 침체에 다다르고 있다는 공포가 글로벌 증시 혼란을 촉발했지만 동시에 우려가 과도하다는 반론도 만만찮다. 급락했던 뉴욕 증시는 정규장 마감 후 선물거래에서 상승세로 돌아서며 안정을 되찾는 분위기다.




5일(현지 시간) 뉴욕 증시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와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각각 2.6%, 3.0% 하락 마감했다. 이날 두 지수의 하락 폭은 2022년 9월 13일 이후 약 2년 만에 가장 컸다. 나스닥지수는 3.43% 떨어져 낙폭이 더욱 컸다. 미국 경제 침체 공포가 증시를 덮친 것이다.


앞서 2일 발표된 미국의 7월 고용보고서에서 실업률이 4.3%로 상승하며 연착륙에 대한 시장의 기대가 무너진 여파가 컸다.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6월 발표한 경제전망요약(SEP)에서 올해 말 실업률 전망치를 4.0%로 제시했던 만큼 연준 입장에서도 예상을 뛰어넘는 고용 악화라는 평가가 나왔다. 블룸버그통신은 “인플레이션 상승 위험에 대한 시장의 우려는 사실상 사라졌고 연준이 금리를 인하하지 않는 한 성장이 멈출 것이라는 우려가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고 짚었다.


시장의 투매가 확산하자 월가에서는 침체 우려가 과도하다는 반론도 제기되고 있다. 고용보고서 하나로 미국 경제의 향방을 단정할 수는 없다는 이유에서다. 실제로 미국 공급관리협회(ISM)가 발표한 7월 서비스업 구매관리자지수(PMI)는 전월(48.8)보다 2.6포인트 오른 51.4를 기록했다. 시장 전망치인 50.9를 상회했다. 오스턴 굴즈비 시카고연방준비은행 총재는 미국 경제에 대해 “꽤 안정적인 수준”이라며 침체론에 선을 그었다.


침체 우려가 과장됐다는 인식은 미국 국채 흐름에서도 포착된다. 이날 국채금리는 침체 공포에 장 초반 급락하면서 2년물과 10년물의 금리 역전 현상이 일시적으로 풀리기도 했다. 고용 악화 때문에 연준이 금리를 대폭 인하할 것이라는 전망을 반영한 움직임이다. 이후 7월 서비스업 PMI가 호조를 보이면서 국채금리는 다시 올랐고 2년물과 10년물은 모두 전날보다 상승 마감했다. 시장에서는 침체로 이어지지는 않았던 1987년 10월 19일 블랙먼데이의 사례에 가깝다는 분석이 나왔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의 칼럼니스트 제임스 매킨토시는 “2008년 금융위기의 사례가 반복될 가능성은 낮다”며 “은행의 레버리지는 낮고 금융 시스템은 유동성 위기에 덜 노출돼 있다”고 평가했다.


다만 침체 여부와 별개로 연준의 금리 인하 폭 확대는 불가피하다는 관측이 나온다. 씨티그룹은 9월과 11월에 각각 0.5%포인트, 12월에 0.25%포인트 등 연내 총 1.25%포인트의 금리 인하를 전망했다. 기존에는 9월부터 세 차례에 걸쳐 총 0.75%포인트 인하를 예상했다. 바클레이스와 골드만삭스·TD증권 등도 9월과 12월에 0.25%포인트씩 두 번 금리를 내릴 것이라는 종전 입장에 11월 0.25%포인트 인하 전망을 추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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