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 검색엔진 1위로 90% 이상의 시장점유율을 차지하는 구글이 불법적으로 독점적 지위를 유지했다는 판결이 나왔다.

CNN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5일(현지 시간) 아미트 메흐타 미국 워싱턴DC 연방지방법원 판사는 ‘셔먼 반독점법’을 위반했다며 미 법무부가 구글을 제소한 사건에 대해 “구글은 독점 기업이며 독점을 유지하려는 행동을 해왔다”면서 법무부의 손을 들어줬다. 구글이 애플과 삼성전자 등에 263억 달러를 지급해 모바일과 웹브라우저 검색 시장을 장악했다는 게 법원의 판단이다. 구글은 즉각 항소 방침을 밝혔지만 최종 패소 시 검색과 안드로이드·크롬 등 사업군별로 기업이 쪼개질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이번 판결은 2000년에 마이크로소프트(MS)가 자사의 인터넷 브라우저만 PC에 기본적으로 탑재하게 만든 것은 불법이라는 판결이 나온 이후 주요 정보기술(IT) 대기업의 반독점법 위반 논란에 대한 첫 판결이다.

세계 최대 검색엔진 업체 구글이 미국 법무부가 제기한 ‘반독점 소송’에서 패소했다. 미국 워싱턴DC 연방법원의 아미트 메흐타 판사는 5일(현지 시간) 법무부가 제기한 ‘구글 검색 반독점 소송’과 관련해 “구글은 독점기업이며 그 지위를 유지하기 위해 노력해왔다”며 “구글의 유통 계약은 일반 검색 서비스 시장에서 경쟁 업체의 경쟁 기회를 저해한다”고 판결했다.

메흐타 판사는 277쪽에 달하는 판결문에서 “구글이 스마트폰 웹 브라우저에서 자사의 검색엔진을 기본값으로 설정하기 위해 비용을 지불하는 것은 독점을 불법으로 규정한 셔먼법 2조를 위반한 것”이라고 적시했다.

구글은 현재 온라인 검색 시장의 90%, 스마트폰 검색 시장의 95%가량을 장악하고 있다. 법원은 구글이 검색 시장에서의 독점적 지위를 애플과 삼성전자 등 스마트폰 제조사들에 대한 ‘리베이트’로 지켜내고 있다고 판단했다. 구글이 2021년 한 해 동안 스마트폰 및 브라우저에서 구글 검색엔진을 기본값으로 유지하기 위해 263억 달러를 지출했다는 법무부의 주장 역시 받아들였다. 미 법무부는 그동안 구글이 검색엔진 시장에서 지배력을 유지하기 위해 애플과 삼성전자 등에 수십억 달러를 지급했다고 주장해왔다. 메흐타 판사는 “안드로이드와 함께 아이폰 등 애플 기기에서 구글의 독점 검색 계약이 반(反)경쟁적 행위와 검색 시장 지배력을 공고히 하는 데 도움이 됐다”고 판시했다. 이어 “구글이 강력한 시장 진입 장벽을 세우고 지배력 유지를 위해 피드백 루프(feedback loop)로 검색 시장에서 점유율을 유지했다”고 설명했다.

법원은 구글 측에 어떤 조치를 할지에 대해서는 판단하지 않은 채 별도 재판을 통해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항소 절차를 감안할 때 재판은 2026년까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구글이 최종 패소한다면 검색 사업과 안드로이드 운영체제(OS), 크롬 웹 브라우저 등의 사업이 강제 분리될 가능성도 점쳐진다. 구글을 상대로 한 온라인 디스플레이 광고 관련 반독점 소송도 별도로 진행 중인 만큼 광고 사업 역시 분리될 가능성이 있다.

블룸버그통신은 “법무부는 유럽연합(EU) 규제 당국이 사용자에게 검색엔진 선택권을 제공하도록 요구한 결과 전환하는 사용자가 거의 없었다는 증거를 제시했다”며 “판사의 명령이 내려지면 1984년 통신사 AT&T 해체 이후 미국 기업 중 가장 큰 규모의 강제 해체가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로이터통신은 2004년 마이크로소프트(MS)가 웹 브라우저 반독점 소송에서 법무부와 합의해 분사를 피한 점을 언급하기도 했다.

반독점법의 칼날이 다른 테크 기업들로 향할 가능성도 있다. 현재 애플·아마존·메타 등 많은 테크 기업들이 반독점법 위반 혐의로 소송을 진행 중인 상태다. 미국 연방거래위원회(FTC)는 메타의 인스타그램 및 왓츠앱 인수 취소 소송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소식에 구글의 모회사인 알파벳 주가는 이날 뉴욕 증시에서 전장보다 4.61% 하락한 채 마감했다. 구글에 제공받아온 수익이 사라질 수 있다는 우려에 애플 주가도 4.82% 내렸다. 3.43% 떨어진 나스닥지수보다 큰 낙폭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