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디서나 북한산 볼 수 있어야…고도제한 완화돼도 난개발은 막을 것”

[기초단체장이 뛴다-이순희 강북구청장]
"북한산 고도제한 풀려도 조망권 사수"
고도지구 가이드라인으로 난개발 차단
자연경관지구 내 고급 빌라 조성 추진
북한산 연계해 다양한 관광자원 구축

이순희 강북구청장이 본지와 인터뷰하고 있다. 권욱 기자

“재개발·재건축 사업은 적극 지원하되 무분별한 난개발은 철저히 지양하겠습니다.”


이순희(사진) 강북구청장은 6일 서울경제신문과 인터뷰에서 서울시의 고도지구 제한 완화로 주거 환경 정비에 탄력이 붙을 것이란 기대감을 나타내면서도 북한산을 비롯해 강북의 절경을 망치는 사업은 하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수십년 간 북한산 고도제한에 걸려 강북구는 전체 주택의 46%가 빌라일 정도로 저층 주거지가 많다. 단독·다세대주택 비율이 서울시 평균보다 1.5배 높고 20년 이상 건축물 비율이 81.5%에 달한다. 이러한 배경에서 현재 118개의 정비·주택 사업이 추진될 정도로 주거지 정비에 대한 주민들의 기대가 높다. 최근 서울시가 북한산 고도지구 제한을 받는 역세권 개발 높이 규제를 최고 28m에서 평균 45m로 완화하면서 북한산 일대에 25층 아파트가 들어설 수 있게 됐다.



이순희 강북구청장이 본지와 인터뷰하고 있다. 권욱 기자


북한산 고도지구 면적이 355만 7000㎡에서 235만 2498㎡로 줄면서 정비 사업에 속도가 붙게 됐지만 이 구청장은 북한산 조망을 해치지 않아야 한다는 단서를 달았다. 그는 “미아뉴타운이 있는 삼각산동에서는 고층 아파트 때문에 북한산을 보기 힘들다”며 “30년 넘게 북한산 자락에 산 어르신들이 앞으로 북한산을 못 보는 것 아니냐며 걱정하시는 모습을 보고 조망권 확보 원칙을 내걸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고도지구 제한이 완화됐다고 그대로 두면 난개발이 된다”며 “자연과 공존하기를 바라는 주민 요구를 반영해 천혜의 자연환경을 지키면서 주거 환경을 개선하겠다”고 덧붙였다.


이러한 배경에서 강북구는 경관 파괴를 최소화하기 위한 세부운영지침인 고도지구 가이드라인을 만들었다. 주요 가로변에서 북한산 조망이 가능하도록 건축한계선으로부터 폭 14m 구간 높이는 28m로 유지해야 한다. 건축물이 2개 동 이상인 사업에는 북한산 또는 도봉산 방향으로의 통경축(조망이 가능한 열린 공간) 1개소 이상 확보 등의 조건이 붙는다. 이 구청장은 “미아동 791, 2882번지 일대 신속통합기획 사업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우리가 서울시에 기준점에서 인수봉이 보여야 한다는 조건을 내걸었고, 이를 전제로 사업이 확정됐다"며 “강북 어디서든 북한산이 보이도록 경관을 보호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순희 강북구청장이 본지와 인터뷰하고 있다. 권욱 기자

강북구는 인구 유입 정책에도 북한산을 적극 활용할 방침이다. 40년 된 3층 이하 주택이 즐비한 북한산 주변 자연경관지구에 고급 타운하우스 단지를 조성하는 방안이 그중 하나다. 자연경관지구는 고도지구보다 더 깐깐한 높이 규제를 적용받지만 저층의 대형 고급 빌라단지를 조성하면 은퇴자와 관광객 수요가 있을 것이라는 판단이다.


이 구청장은 “서울시와 협의해서 북한산 자락 자연경관지구에 대형 평수의 타운하우스를 조성하는 정책을 추진하겠다”며 “구청장 1호 공약인 신강북선이 들어오고 타운하우스까지 들어서면 서울에서 자연을 즐기고 싶은 은퇴자와 한달살이를 원하는 내·외국인에게 훌륭한 휴양지가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북한산과 연계한 관광·상권 활성화에도 속도를 낸다. 해마다 1000만 명이 북한산을 찾고 우이동에 서울도심등산관광센터 1호점이 개관한 이후 외국인 방문도 급증한 점에 주목했다. 이 구청장은 “우이동에 북한산 국제클라이밍센터·청자가마터 등 다양한 체험시설이 있고, 4층 높이 주차타워와 시민천문대 건립도 추진 중”이라며 “백년시장·수유 먹자골목 등 인근 상권과 연계해 경쟁력있는 관광상품을 만들어 지역경제 활성화를 이끌겠다”고 말했다.



이순희 강북구청장이 본지와 인터뷰하고 있다. 권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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