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해망상'에 대낮에 은사 찾아가 칼부림…대법, 13년형 확정

정신질환에 학생들 수업 중인 학교서 범행
계획 범죄로 피해 입혀…1심서 18년 선고
치료받으며 자필 반성문 작성…13년으로 감형

사진=이미지투데이

고등학교 시절 선생님이 자신을 폭행하고 집에 찾아와 누나를 성추행했다는 등 피해망상에 사로잡혀 학생들이 있는 학교를 찾아가 범행을 저지른 20대 남성이 대법원으로부터 중형을 선고받았다.


7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 제2부(주심 권영준 대법관)는 지난달 11일 살인미수 및 부착명령으로 재판에 넘겨진 피고인 A씨에 대해 징역 13년형을 선고한 원심 판결을 확정했다.


A씨는 2021년부터 우울장애로 치료 받던 중, 이듬해 8월 "고등학교 재학 시절 교사들이 뺨을 때리고, 집에 찾아와 누나를 성추행하는 등 괴롭혔다"는 피해망상 증세 보였다. 주변 지인들은 사실이 아니라는 점을 인지시켰으나, A씨는 이듬해 복수를 결심하고 범행을 저질렀다. 범행 전 그는 교육청 홈페이지 '스승찾기' 서비스와 교직원 명단 검색 등의 방법으로 소재지를 파악한 것으로 조사됐다.


1심 재판부는 피고인이 살인을 계획하고 범행 당일 오전 교직원들과 학생들이 있는 학교에 찾아가 준비한 칼로 피해자를 여러 차례 찔러 피해자에게 목숨을 위협하는 중한 상해를 입혔다는 점을 들어 징역 18년의 형을 선고했다. 당시 재판부는 "교원인 피해자는 휴직 상태에서 여전히 심각한 신체적·정신적 고통을 호소하고 있고, 장래 계속하여 치료 및 재수술을 받아야 하는 상황"이라고 짚었다.


이후 2심 재판부는 형을 13년으로 감형했다. 피고인이 자필항소서와 반성문을 통해 자신의 잘못에 대해 반성하고 있어 비난가능성이 정신질환이 없는 사람보다 높다고 할 수 없단 것이다.


피고인은 반성문에서 “피고인은 수감 중 계속하여 약물 치료를 받고 있고, 피해자에 대한 증오나 복수심을 갖고 있던 것은 피해망상이었으며, 사실 피해자는 자신을 따뜻하게 대하여주셨던 분이다. 은혜를 원수로 갚았다”라고 진술했다.


대법원도 원심 판결을 그대로 확정했다. 향후 재범 가능성을 고려해 10년간의 위치추적 전자장치 부착 명령에 대한 피고인의 상고는 기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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