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가산금리 줄줄이 인상…2%대 주담대 하루새 실종

조달금리 내려도 자체인상 지속
5대銀 주담대 하단 3.1%로 올라
가계빚 증가 속 추가인상 이어져


가계대출 급등을 억제하기 위한 시중은행의 대출금리 줄인상이 지난달에 이어 이달에도 계속되고 있다. 은행 조달금리 하락으로 ‘반짝 등장’했던 2%대 금리도 하루 새 사라졌다.


7일 은행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우리·하나·NH농협은행 등 5대 은행의 주택담보대출 고정금리(주기형·혼합형)는 3.108~5.63%로 집계됐다. 전날 2.94~5.71% 대비 상단금리는 내렸지만 하단금리가 상승하며 2%대 금리는 일단 모습을 감췄다.


전날 신한은행의 5년 고정형 주담대 금리는 하단 2.94%를 기록하며 시중은행 가운데 하단이 가장 낮았지만 이날부터 가산금리를 0.3%포인트 올리면서 하단이 3%대로 복귀했다. 전날 최저 2.991%를 기록했던 하나은행의 경우 은행채(AAA) 5년물 금리 반등에 따라 금리가 0.1%포인트가량 상승하면서 금리 범위는 3.108~3.508%를 나타냈다.




가계대출 조이기에 나선 은행권이 지난달에 이어 이달에도 주담대 가산금리를 연이어 인상하면서 조달금리 하락에도 오히려 주담대 금리는 오르는 모습이다. 이날 기준 주담대 하단(3.108%)은 한 달 전인 7월 8일 하단(2.88%)과 비교해 0.228%포인트 오른 반면 같은 기간 주기형 주담대 금리의 기준이 되는 은행채(AAA) 5년물 금리는 0.177%포인트 내렸다. 금융권 관계자는 “시장금리 하락에도 은행이 인위적으로 금리를 올리면서 오히려 대출 차주의 이자비용은 높아지고 있다”고 꼬집었다.


은행권의 주담대 금리 줄인상은 이달 들어서도 계속되고 있다. KB국민은행은 이날 비대면 상품인 ‘KB스타 아파트담보대출(변동·혼합)’의 금리를 0.1%포인트 인상했으며 8일에는 대면 대출 상품인 ‘KB 주택담보대출(변동 및 혼합)’과 ‘KB 일반 부동산담보대출’의 금리도 0.3%포인트씩 올린다. 우리은행은 2일 주담대 금리를 최고 0.3%포인트 인상한 데 이어 12일부터 대면·비대면 아파트·연립·다세대 주택담보대출 금리를 최고 0.4%포인트 올리기로 했다.


하나은행과 농협은행도 향후 주담대 수요 상황을 모니터링해 추가 인상을 검토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현재 은행권은 가산금리 인상 외에 가계부채 관리 방안을 모색 중이다. 국민은행은 지난달 29일부터 갈아타기와 다주택자에 대한 주담대를 제한했다. 신한은행은 기존 주담대에 금융채 10년물을 신설하고 이달 9일부터 공급을 개시할 예정이다. 금융 당국과 은행 측은 장기 고정금리 상품이 이용자의 금리 리스크를 줄여 ‘대출의 질’을 개선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커버드본드 활성화를 통한 민간 장기 고정금리 모기지 공급 유도와 금융 소비자의 선택권 강화를 위해 10년물 주담대를 내놓게 됐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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