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안전한 수소 모빌리티 시대 연다

권용복 한국교통안전공단 이사장
고압 연료 엄격한 관리기준 요구
내압 용기·누출 검사 기술 고도화
수소전기차 운행 안전성 높여야

권용복 교통안전공단 이사장

‘도로 위를 달리는 공기청정기’ 수소전기차가 친환경 교통수단으로 주목받고 있다. 수소전기차는 수소와 산소의 화학반응으로 발생하는 전기에너지로 움직인다. 친환경 수소 연료를 활용하기 때문에 미래 기후변화 대응과 탄소 중립을 실현하는 첨병 역할을 하고 있다.


수소전기차는 700bar(바) 이상의 높은 압력의 수소 연료를 싣고 다녀야 하기 때문에 높은 안전성이 요구된다. 액화석유가스(LPG) 연료(8bar) 등을 사용하는 차보다 엄격한 안전 관리 기준이 필요한 이유다. 특히 수소전기차는 반복적으로 수소 연료를 충전해야 하기 때문에 연료 저장 용기의 내구성 확보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한국교통안전공단(TS)은 수소전기차의 안전 관리 강화를 위해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공단은 플라스틱과 카본 소재를 활용하는 수소 내압 용기의 특성을 고려해 초음파 방식의 비파괴 검사 기술을 개발했다. 기존에는 육안으로 수소 내압 용기의 긁힘 손상과 표면 함몰을 검사했다면 이제는 초음파를 활용해 보다 면밀한 검사가 가능해졌다. 이를 통해 다양한 크기와 깊이의 내압 용기 결함을 확인해 수소전기차의 운행 안전성을 높이고 있다.


일반적으로 버스의 경우 승용차보다 교통사고 발생 건수가 현저히 낮지만 사고 발생 시 큰 인명 사고를 초래할 수 있다. 이에 수소버스의 충돌 및 전복에 대한 연료 장치 안전성 평가 기술을 마련했다. 연료량으로만 출력 성능을 제시했던 내연기관차와 달리 수소 가스량과 전력량 등 복합적으로 출력 성능을 제시할 수 있는 평가 기술을 마련한 것이다. 아울러 버스의 측면과 충돌할 경우에 대비해 연료 장치 위험도를 분석하는 등 연료 장치 안전성 평가 기술을 개발했다.


또 공단은 수소 누출 검사 기술을 세계적인 수준으로 끌어올렸다. 수소전기차를 운행할 때 높은 압력의 수소 연료를 반복적으로 충전할 경우 발생할 수 있는 수소 누출에 대한 검사 기술을 고도화했다. 이를 위해 자동차 안전기준 국제조화기구(UN/ECE/GTR)에 수소버스의 안전기준을 고도화하기 위한 다양한 평가 기술을 제안하는 성과도 거뒀다.


이 외에도 공단은 울산에 수소전기차 검사센터를 운영해 수소전기차 운행 안전성을 제고하고 있다. 이곳은 수소버스와 승용차의 내압 용기 검사와 자동차 정기 검사 원스톱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이곳은 수소버스 1개 진로와 수소승용 2개 진로, 자동차 검사 1개 진로를 구축해 연간 5600대에 이르는 수소전기차에 대한 검사가 가능하다.


세계 각국이 탄소 중립을 실현하기 위해 다양한 수소전기차를 소비자들에게 선보이고 있다. 우리 정부는 제27차 유엔 기후변화 협약 당사국 총회와 국내 제5차 수소경제위원회에서 수소 생태계 확장 계획을 발표했다. 2030년까지 수소상용차 3만 대 시대를 열고 수소버스와 트럭 보급을 확대하겠다는 내용이다. 특히 전국에 약 70개소의 액화수소충전소를 설치하는 등 운송 분야의 수소 경제 활성화 방안도 마련했다.


공단은 앞으로도 미래 기후변화를 대비하고 친환경 모빌리티 시대를 열기 위한 노력을 다할 것이다. 국내 유일의 교통안전 종합 전문 기관으로서 국민이 안전한 수소전기차 운행 환경을 만드는 것이 공단의 존재 가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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