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랏빚·재정적자 우려에…美 10년물 국채 수요 부진

시중 고금리 지속 불안감 영향
420억弗 경매 응찰률 평균 하회

미국 뉴욕의 뉴욕증권거래소에서 트레이더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AFP연합뉴스

새로 발행되는 미국 국채를 사려는 국내외 투자기관들의 수요가 예상보다 부진하면서 뉴욕 증시가 또다시 흔들렸다.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금리를 인하할 것이라는 전망에도 불구하고 시중금리 기준인 10년 만기 국채금리가 좀처럼 떨어지지 않으며 시장에 부담을 줄 수 있다는 불안감이 가시지 않고 있다.


7일(현지 시간) 미국 재무부에 따르면 이날 420억 달러 규모의 10년 만기 국채 입찰에서 발행금리는 3.96%를 기록했다. 경매 직전에 거래되던 10년물 수익률보다 0.3%포인트 높은 수준이다. 입찰 수요가 약해 재무부가 구매자에게 시중금리에다 추가 수익률 프리미엄을 얹어 팔았다는 의미다. 실제로 10년물 국채 경매 응찰률은 2.32배에 그쳐 평균치(2.53배)를 밑돌았다.


국내외 투자 수요가 모두 평상시 수준에 못 미쳤다. 그동안 입찰 물량의 70% 이상을 가져가던 외국인투자가 등 간접 응찰자들은 이날 66.1%를 사가는 데 그쳤다. 소화되지 않는 물량을 주로 가져가는 프라이머리 딜러의 매수 비율은 17.9%로 앞선 6개월 평균인 12.0%를 크게 웃돌았다. 프라이머리 딜러는 뉴욕연방준비은행이 지정한 24곳의 국내외 대형 투자은행(IB)을 일컫는다.


이날 국채 경매 수요 부진은 예상 밖이라는 평가다. 최근 대부분의 국채 경매 결과가 양호했던 데다 연준이 9월에 금리를 인하할 것이라는 전망이 있어서다. 통상 기준금리가 낮아지면 국채금리도 낮아지고 이는 국채 가격 상승을 의미한다. 배런스는 “투자자들은 공화당이나 민주당 대선 후보 가운데 누가 되든 정부 지출은 늘어나고 이를 메우려 채권 공급을 늘릴 가능성을 걱정했을 수 있다”고 봤다. 채권 공급 증가는 가격 하락(=수익률 증가) 요인이다.


국채 수요 부진으로 이날 10년물 국채 수익률은 전날보다 5.7bp(1bp=0.01%포인트) 상승한 3.954%를 기록했다. 이날 수요 부진은 연준이 금리를 낮추더라도 시중금리는 계속 높을 수 있다는 불안감을 줬다. 블리클리파이낸셜의 피터 부크바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장기금리가 당분간 더 높게 유지될 가능성이 크다”며 “좋은 이유 때문이 아니라 결국 부채와 적자가 문제가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 같은 우려에 뉴욕 증시의 반등 추세도 꺾였다. 이날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종합지수가 1.05% 떨어지는 등 뉴욕 증시의 3대 지수가 모두 하락 마감했다. 이날 증시는 우치다 신이치 일본은행 부총재가 앞서 “금융자본시장이 불안정한 상황에서 금리 인상을 하지는 않을 것”이라며 캐리 트레이드 청산 우려를 달래면서 상승 출발했지만 침체 우려와 10년물 금리 상승에 막혀 하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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