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軍) 해외 첩보 요원의 신상 정보가 북한으로 유출된 데 이어 이번에는 군의 핵심 대북 공중정찰 자산인 ‘백두·금강’ 정찰기 관련 기밀 자료 상당수가 북한에 의해 해킹된 것으로 확인됐다. 북한이 올 초부터 사이버 공세를 강화하면서 군 기밀이 무방비로 유출되고 있다는 우려와 함께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9일 방산 업계와 경찰에 따르면 백두·금강 정찰기 등 군 장비 운용과 정비 매뉴얼이 담긴 교범을 만드는 A 방산 업체가 최근 해킹 공격을 받았다. 이 과정에서 백두·금강 정찰기의 기밀 내용 중 일부가 유출된 정황이 포착됐다. 백두 정찰기는 북한군 간 통신·장비 운용 상황을 실시간 감시하고 금강 정찰기는 전방 일대 북한군 관련 영상 정보를 수집하는 역할을 맡고 있다.
군 소식통은 “북한이 우리 방산 기업과 협력 업체를 대상으로 광범위한 해킹을 시도하고 있다”며 “지난해 후반기부터 계속 수사가 진행 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해당 사건은 현재 경찰청 안보사이버수사대가 수사 중이다. 북한은 이번 기술 탈취를 통해 자체 정찰 능력을 끌어올리는 동시에 우리 군 정찰 전력을 회피하겠다는 의도라는 관측이 나온다.
한편 북한이 탄도미사일 이동식발사대(TEL) 250대를 새로 생산해 전방에 배치한다고 주장했지만 아직 실제 배치되지는 않은 것으로 군은 분석했다. 합동참모본부 관계자는 “(미사일 발사대가) 전방에 배치되는 것처럼 보도되기도 했는데 현재 발사대 250대의 전방 배치 동향은 없다”고 말했다.
아울러 한강 하구 중립 수역을 지나 전날 귀순한 북한 주민과 관련해 군의 대북 확성기 방송에 영향을 받아 월남했을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합참 관계자는 “조사해봐야 알 수 있다”면서 “확성기 방송이 효과를 보려면 최소 3개월 이상 길게 봐야 한다”며 대북 심리전을 지속해나갈 방침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