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판에서 판정 번복 끝에 기사회생했던 서건우(21·한국체대)가 8강에서는 완벽한 경기력을 선보이며 준결승에 올랐다.
서건우는 9일(이하 한국 시간) 프랑스 파리의 그랑팔레에서 열린 대회 태권도 남자 80㎏급 8강전에서 엔히키 마르케스 페르난지스(브라질)를 라운드 점수 2대0(4대4 2대2)로 제압하고 4강으로 올라섰다.
서건우는 1라운드에서 침착한 경기 운영으로 점수를 적립해 나갔다. 1분 6초 경 몸통 발차기로 상대와 2점씩을 주고 받은 서건우는 52초를 남기고 몸통 발차기로 2점을 추가하며 앞서 나갔다. 하지만 서건우는 1라운드 후반 연속 벌점을 받아 동점을 허용했다. 결국 서건우는 우세에 의해 1라운드를 따냈다.
라운드 동점인 경우 회전차기로 딴 점수가 더 많은 선수, 머리-몸통-주먹-감점의 순으로 낸 점수가 더 많은 선수, 전자호구 유효 타격이 많은 선수 순으로 승자를 결정한다.
2라운드에서 서건우는 1라운드 보다 활발한 움직임으로 경기를 지배했다. 1분 25초를 남기고 몸통 공격으로 2점을 가져온 서건우는 이후 감점 2점을 받았지만 1라운드와 마찬가지로 우세승을 거뒀다.
세계태권도연맹(WT)이 올림픽 직전인 6월까지 집계한 겨루기 랭킹에서 서건우는 4위, 페르난지스는 23위다.
2003년생으로 한국 태권도 중량급의 '초신성' 서건우는 지난해 12월 WT 월드그랑프리 파이널에서 우승하며 파리행 티켓을 따냈다.
우리나라는 이 체급 메달이 아직 없다. 태권도가 올림픽 정식 종목이 된 2000년 시드니 대회부터 2020 도쿄 대회까지 남자 80㎏급에 출전 선수조차 파견하지 못했다.
초창기엔 국가별 올림픽 태권도 출전 종목에 제한이 있어서 상대적으로 메달 획득 가능성이 컸던 경량급과 최중량급 선수들이 올림픽에 출전했다.
최근엔 출전권 획득에 도전했지만 세계 태권도의 실력 평준화로 인해 번번이 실패했다.
서건우가 이 체급에서 우승을 차지하면 남자 58㎏급 박태준(경희대), 여자 57㎏급 김유진(울산광역시체육회)에 이어 사흘 연속 금메달을 수확한다.
서건우는 오후 11시 24분 메흐란 바르호르다리(이란·9위)와 준결승을 펼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