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수 복권에 與 "공식입장 없다"지만 표정관리

이재명 일극 체제 균열로 여야협치 기대감
"구심점 없어 숨죽인 분들 뭉치는 계기돼"
"대선 출마할 것…친문·친노 구심점 역할"
10월 李 전 대표 1심선고…파장 예의주시

영국에서 유학하던 김경수(오른쪽) 전 경남지사가 지난 5월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 추도식 참석차 귀국해 경남 평산마을의 문재인 전 대통령 사저를 찾아 대화하고 있다. 뉴스1

‘친문’ 적자로 불리는 김경수 전 경남지사가 '8·15 광복절 특별사면 및 복권' 대상자 명단에 포함됐다는 소식에 여당에서 표정관리를 하고 있다. 비명(비이재명)계 구심점 역할을 하며 이재명 일극 체제에 균열이 가고 여야 협치가 이뤄질 수 있다는 예상을 내놓으면서도 당 공식 입장은 내놓지 않으며 정치공학적 확대 해석을 경계하는 모습이다.


곽규택 수석대변인은 8일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복권은 대통령실에서 정하는 것이기 때문에 당 입장을 내는 것은 부적절한 것 같다"고 전제한 후 "확정은 안 됐지만 복권이 된다면 여야 협치의 중요한 계기가 될 것"이라고 기대감을 표했다. 이어 "김 전 지사가 과거 유죄 판결을 받았지만 복권을 받아 정치 활동을 할 수 있게 된다면 그 자체가 여야 간 협치의 시작이 될 것으로 생각한다"고 평가했다.


김재원 최고위원도 YTN 라디오에서 "민주당이 이재명 전 대표의 1인 독재 정당처럼 비치는 것에 불만이 있는 분들이 많다. 지금 구심점이 없어서 숨죽이고 있었던 분들이 뭉치는 계기가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김 전 지사가 구심점이 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불만 있는 민주당 의원들이 많아서 정상화를 위한 움직임이 있을 것"이라며 "그 균열이 사소한 균열이 될지, 큰 균열이 될지는 모르겠다"고 내다봤다.


윤희석 대변인은 CBS 라디오에서 김 전 지사의 대선 출마를 예상하며 "친문, 친노 계열이 김 전 지사를 구심점으로 해서 뭉칠 것이다. 조국 대표가 사법 처리될 경우 그 표는 아마 오롯이 김 전 지사 쪽으로 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재명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위증교사 및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의 1심 선고가 10월에 나오는 가운데 김 전 지사의 복권과 정계 복귀가 거대 야당에 미칠 영향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것이다.


다만 국민의힘은 공지를 통해 “김경수 전 경남지사의 복권에 대한 당의 입장은 정해진 바 없다. 정부에서 검토 중인 만큼 당은 신중히 상황을 주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여당이 야권의 분열을 꾀한다는 역풍을 우려해 공식적으로는 ‘입장 없음’을 견지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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