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총장 내정 심우정 "김여사 수사, 원칙이 중요…정치중립 지켜 국민 신뢰 회복"

[검찰총장 후보에 심우정 법무차관]
검찰·관료 두루 겪은 '기획통'
좌우 진영 관계없이 요직 중용
"온화·합리적 성품…선후배 신망"
'검검 갈등' 해소·조직 안정 숙제
충남도지사 역임 심대평씨 장남

심우정 신임 검찰총장 후보자가 11일 경기 과천시 법무부 청사 앞에서 소감을 밝히고 있다. 연합뉴스

심우정 법무부 차관이 윤석열 정부의 두 번째 검찰총장에 지명되면서 검찰 조직 안정과 김건희 여사 관련 의혹 등 수사의 빠른 종결의 특명을 받게 됐다. 17·18대 국회의원을 지낸 심대평 전 충남도지사의 장남으로 야당 등에서도 상대적으로 평가가 나쁘지 않아 문재인 정부와 윤석열 정부에서도 두루 요직을 맡기도 했다. 심 후보자는 11일 기자들과 만나 취임 소감을 묻는 자리에서 △검찰 구성원이 자부심을 갖는 검찰 △검찰 중립성 확보 △검찰청 폐지 법안 추진 대응 등 의견을 밝혔다.


심 후보자는 이날 검찰총장 후보자 지명 직후에 법무부 청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모든 검찰총장의 꿈은 국민의 신뢰를 받는 것”이라며 “검찰 구성원들이 자부심을 갖고 일할 수 있도록 고민하고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김 여사 수사에 대해서는 “증거·법리 따라 원칙 지키는게 중요하다”며 "구성원들이 법과 원칙에 따라 일을 진행하고 있다"고 했다. 검찰 중립성도 강조했다. 그는 "검찰이 정치적 중립성을 지키면서 일을 하는 게 중요하고 그렇게 하기 위해선 총장 역할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야당이 추진하고 있는 검찰청 폐지 및 수사·기소 분리 입법에 대해서 심 후보자는 "형사사법 절차에서 정의가 지켜지기 위해서는 시스템이 중요하다"며 "국민이 보호받고 형사사법 시스템이 제대로 운영되는 방안이 될 수 있게 대응하겠다"고 강조했다.


심 후보자는 법무와 검찰 행정 등에 정통한 검찰 내 대표적인 ‘기획통’으로 분류된다. 서울지검이 초임지로 대검 범죄정보2담당관과 법무부 형사기획과장·검찰과장으로 일하기도 했다. 2019년 검사장으로 승진하고 법무부 기획조정실장과 인천지청장에 올랐다.





다른 총장 후보자들과 달리 유일한 기획통이다. 총장 후보자로 추천을 받은 신자용 대검 차장검사, 이진동 대구고검장, 임관혁 서울고검장이 모두 ‘특수통’으로 평가받는다. 대형 정치·경제 사건 수사가 전공인 특수통보다는 검찰 조직 안정과 관리에 방점을 찍은 인사라는 해석이다. 실제 현직인 이원석 총장도 대표적인 특수통인데 김 여사 수사와 관련해 대통령실과 일부 이견이 있기도 했다.


특히 김주현 대통령실 민정수석과는 매우 가까운 사이로 알려졌다. 심 후보자가 2014년 법무부 검찰과장일 때 김 수석은 직속상관인 검찰국장으로 일했다.


또한 심 후보자 외 4명의 후보자 추천 당시 인사 검증에서도 심 후보자는 별다른 문제가 발견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 내 한 관계자는 "심 후보자는 성격이 온화하고 합리적이라 조직 내 신망이 두텁다"고 말했다.


심 후보자는 특정 정파에 상대적으로 덜 얽매여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이 윤석열 당시 검찰총장과 대립하던 2020년에는 법무부 기획조정실장으로 추 장관을 보좌한 바 있다. 윤 정부가 출범하고는 대검 차장검사와 법무부 차관에 오르기도 했다. 검찰의 한 관계자는 “다른 총장 추천 후보 3명이 모두 윤 대통령이나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와 직접 근무한 인연이 있고 가까운 사이지만 심 후보자는 상대적으로 두 사람과 거리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심 후보자는 우선 검찰 조직 안정에 방점을 두고 업무를 할 것으로 보인다. 최근 김 여사의 디올백 수수 의혹에 대한 ‘출장 조사’로 대검과 서울중앙지검 간 갈등이 있었는데 이 문제부터 풀어야 하는 과제가 있다. 지난달 20일 서울중앙지검 수사팀은 서울 모처에서 김 여사에 대한 조사를 했는데 검찰총장에게 4시간 가량 늦게 보고해 이 총장과 이창수 서울중앙지검장, 수사팀 간 갈등이 불거졌다. 이 총장이 조사 원칙을 어겼다며 수사팀을 질책하자 수사팀 검사가 사표를 냈다가 철회하기도 했다.


심 후보자는 서울중앙지검과 이 같은 이견을 좁히고 관련 수사 마무리에도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심 후보자와 이 서울지검장은 2017년 대구지검 서부지청 차장과 대구지검 형사4부장에 재직하며 가까운 거리에서 일하기도 했다. 검찰 내 한 관계자는 “두 사람 모두 같은 부서에서 근무한 적은 없지만 서로 잘 아는 사이로 심 후보자 취임 이후 두 사람 모두 잘 조율해 나갈 것”이라고 했다.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