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아파트 가격 상승세가 이어지면서 7월 거래된 아파트 10건 중 1건은 신고가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서울을 제외한 수도권과 지방에서는 신고가율이 하락세를 이어가면서 2%대에 그치기도 하는 등 지역별 양극화가 더욱 심화하고 있다.
11일 직방에 따르면 7월 한달 간 서울에서 거래된 아파트 5623건(신고일 기준) 중 562건(10.0%)이 신고가를 기록했다. 서울에서 신고가율이 두 자릿수를 기록한 것은 지난해 11월 이후 처음이다. 지난해 11월 12.2%를 기록한 서울의 아파트 신고가율은 12월 8.9%를 기록한 뒤 올 3월 7.6%까지 하락했다. 하지만 여름을 앞두고 상승세로 전환하면서 5월 9.0%, 6월 9.8%를 기록하는 등 지난달까지 3개월 연속 상승세를 이어갔다.
전문가들은 거래량이 폭발하는 상황에서 나타나는 높은 신고가율은 부동산 시장이 본격적인 상승세에 접어들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진단했다. 지난해 7~11월에도 서울의 아파트 신고가율은 10.1~12.6%로 높았지만, 당시에는 전체 월별 거래 건수가 1807~3866건에 그쳤기 때문이다. 윤수민 NH농협은행 부동산전문위원은 “지난해의 경우 전체 거래량이 적은 상황에서 토지거래허가제 등으로 인해 거래 자체가 잘 이뤄지지 않던 지역에서 높은 가격에 거래가 성사되면서 신고가율도 높아지는 일종의 착시현상이 나타난 것”이라며 “거래량이 많은데도 신고가가 이어지는 현재의 상황과 다르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부동산 시장이 침체기에 빠지기 시작했던 2022년에도 서울의 아파트 신고가율은 4월에 최고 39.7%를 기록하는 등 연평균 24.7%라는 높은 수치를 보였지만 거래건수는 평균 999건에 그쳤다.
서울을 제외한 지역에서의 신고가율은 여전히 낮거나 하락세를 보이면서 지역별 양극화는 오히려 심화되고 있다. 광주와 충북의 지난달 신고가율은 각각 1.9%로 가장 낮았고, 울산(2.1%)과 대전(2.3%), 경남·경북(2.5%), 충남(2.7%), 세종·전남(2.8%)등 대부분이 2%대에 그쳤다. 그나마 강원(4.8%)과 인천(4.1%)이 4%를 넘겼지만, 인천의 경우 6월(4.5%)보다 낮은 수준이고 강원의 경우 거래량이 작년 월별 평균 거래량(1222건)보다 낮은 1247건에 그쳐서 반등이라 부르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는 평가다.
윤 위원은 "최근 주택시장은 공급 과잉에 따른 수급 불균형으로 인해 서울 및 인접 경기도 지역과 나머지 지역들 간의 양극화가 심화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며 “수급 불균형이 심각한 지역의 경우 추가적인 가격 하락을 걱정해야 하는 상황인만큼 공급 관련 이슈가 어느 정도 해소되기 전까지 이런 지역별 양극화 현상은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