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여름 다시 유행하고 있는 코로나19에 대해 보건당국은 한동안 확산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이지만 위기단계 상향조정은 아직 검토하고 있지 않다는 입장을 밝혔다. 바이러스와 질환의 위험성이 예전에 비해 상당히 줄어들었다는 판단에 따른 결과다. 보건당국은 방역 등을 예전 수준으로 끌어올려 대응하기로 했으며 최근 일부 지역에서 품귀현상까지 빚었던 치료제를 추가 구매해 공급량을 늘리기로 했다. 다만 현재로선 과하게 걱정할 필요는 없다며 손씻기, 실내 환기 등 예방 수칙을 잘 준수해달라고 당부했다.
질병관리청은 12일 정례 백브리핑에서 최근 코로나19 재유행 상황을 설명했다. 코로나19 입원 환자 수는 이달 첫째주 기준 861명으로 4주 전에 비해 5.8배 증가했을 뿐 아니라 지난 2월 첫째주 기록한 875명과 비슷한 수준으로 올라왔다. 손영래 질병청 감염병위기관리국장은 “여름철에 어느 정도 유행이 증가하는 경향을 가지고 있다고 보고 있고 향후 1~2주 정도 더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다만 그는 “누적 치명률이 미국의 계절 독감 치명률 이하 수준인 0.1% 정도로 질환의 위험성 자체가 약화했다”고 분석했다. 양진선 감염병관리과장은 “세계적으로 코로나19 바이러스 변이 오미크론의 후손 격인 KP.3 때문에 환자가 늘고 있다”며 “먼저 유행한 미국, 영국, 일본에서 KP.3의 전파력이나 치명률이 높아졌다는 건 확인되지 않았다”고 전했다.
당국은 코로나19 확산세에 대응하기 위해 기존에 운영 중인 코로나19 대책반을 질병청장 직속 대책본부로 격상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전했다. 다만 코로나19에 대한 감염병 재난 위기단계를 5월 최저단계인 ‘관심’으로 하향한 수준에서 다시 상향할 계획까지는 없다는 입장이다. 손 국장은 “현재까지 대응에 큰 문제는 없다며 ”작년 여름 정도에 준해 대응하겠지만, 위기단계 조정까지 할 필요는 없다고 판단한다“고 설명했다.
질병청은 코로나19 치료제 공급량을 늘리기 위해 추가 구매 절차에 들어갔다고 전했다. 지난달 시도 보건소와 병원, 약국에 공급된 코로나19 치료제 물량은 7만6043명분이다. 전월인 6월(737명분)의 약 103배, 5월(1812명분)의 약 42배다. 치료제 사용량이 입원환자 수보다 더 빠르게 늘어나고 있다는 게 질병청 설명이다. 손 국장은 ”주 2회 간격으로 주기를 조절하면서 공급하고 있지만, 지역별로 편차가 생겨 공급이 어렵단 얘기가 나오는 것으로 파악했다“며 ”추가 구매 절차에 착수한 상태로 이달 안에 추가 공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10월로 예정된 코로나19 백신 예방접종은 차질없이 진행한다는 계획이다.
김동근 질병청 호흡기감염병 TF 팀장은 ”코로나19 위기 단계가 하향됐지만 호흡기 수칙을 바꾼 것은 아니다“라며 ”환자 격리 권고 수칙은 ‘기침, 발열, 두통 등 주요 증상이 호전된 후 24시간 경과 시까지 권고’“라고 설명했다. 중증의 증상을 보이거나 면역 저하자 등은 의사의 판단에 따라 등교, 등원, 출근 제한 기간이 달라질 수 있지만, 방역당국 차원에서 지침은 따로 내리지 않을 방침이다. 더불어 감염된 경우 마스크 착용을 권고하고 주기적인 청소, 소독, 실내 환기를 권고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