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자올림픽 ‘미션 임파서블’, LA가 다시 성공해낼까

‘톰형’ 파리 폐회식서 세계인 시선집중 ‘LA28’
3000억 흑자 1984년 이후 44년 만의 개최
100% 기존 경기장…‘알뜰 새역사’ 목표
“재택근무 유도, 자가용 차량 안보일 것”

오륜 마크를 품은 미국 로스앤젤레스 마운트리의 할리우드 사인. X(옛 트위터)

할리우드 배우 톰 크루즈가 12일(한국 시간) 레펠 하강으로 파리 올림픽 폐막식에 등장하고 있다. AP연합뉴스

2028 로스앤젤레스 올림픽 엠블럼. X(옛 트위터)

톰 크루즈의 ‘미션 임파서블’은 미국 로스앤젤레스(LA)의 랜드마크인 할리우드 사인을 오륜 마크로 변신시키는 것이었다.


100년 만에 다시 올림픽을 치른 프랑스 파리가 2028년 LA로 바통을 넘겨줬다. 12일(한국 시간) 파리 인근 생드니의 스타드 드 프랑스에서 열린 제33회 파리 올림픽의 주인공 중 한 명은 할리우드 대표 배우 ‘톰형’ 크루즈였다.


스포트라이트가 스타디움의 지붕을 비추자 관중석이 흥분에 빠졌다. 지붕 위에 선 남자는 바로 크루즈. 영화 미션 임파서블 속 주인공 이선 헌트처럼 가죽 재킷을 입은 1962년생 크루즈는 거침없는 레펠 하강으로 그라운드에 착지했다. 각국 선수들과 일일이 악수한 뒤 단상에 올라가 올림픽기를 건네받은 그는 준비된 모터사이클에 기를 꽂고 질주를 시작했다.


이후 상영된 영상 속 크루즈는 파리 시내를 거쳐 공항까지 질주해 수송기에 올라탄다. 얼마 후 깃발을 고이 접어 주머니에 넣은 뒤 스카이다이빙으로 내려앉은 곳은 LA의 나지막한 산. 뭔가 열심히 작업을 하다가 만난 이는 산악자전거(MTP) 국가대표였고 그에게 올림픽기를 전달하는 것으로 크루즈의 미션은 끝난다. 크루즈가 서 있던 곳은 마운트리의 할리우드 사인. 카메라가 줌아웃되면서 작업의 결과물이 모습을 드러냈다. ‘HOLLYWOOD(할리우드)’ 중 2개의 ‘O’자 위로 3개의 O를 더 달아 오륜 마크를 완성한 것이었다.


LA는 2017년 9월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총회에서 2028년 올림픽 개최지로 선정됐다. IOC는 사상 처음으로 두 대회 개최지를 동시 선정해 2024 파리, 2028 LA로 확정했다. 애초 LA는 파리와 2024 올림픽 유치를 놓고 경쟁했으나 IOC는 “두 곳 모두 탈락이 아까운 훌륭한 입후보 도시들”이라며 순차 개최라는 중재안을 내놓았다.



로스앤젤레스의 다저스타디움. X(옛 트위터)

LA 올림픽은 1984년 이후 44년 만이며 미국에서 열리는 하계올림픽은 1996년 애틀랜타 이후 32년 만이다. 라이벌 도시 파리가 센강 개막식으로 새 역사를 쓴 만큼 LA만의 새로운 쇼도 벌써 기대된다. 경기장들 중 가장 눈길을 끄는 곳은 소파이 스타디움. 개막식이 열릴 예정인 이곳은 육상의 트랙&필드 종목과 수영 종목 경기장이다. 트랙&필드와 수영 경기를 한곳에서 치르기는 올림픽 사상 최초다.


야구가 LA에서 올림픽에 복귀하는 가운데 메이저리그(MLB) LA 다저스의 홈구장 다저스타디움이 올림픽 경기장으로 쓰일지도 관심이다. ESPN은 “미정이기는 하지만 다저스타디움은 유력한 후보다. 다른 MLB 구장인 에인절 스타디움, 샌디에이고의 펫코 파크, 샌프란시스코의 오라클 파크도 후보로 꼽힌다”고 전했다.


1984 LA 올림픽은 유례를 찾기 힘든 흑자 올림픽이었다. 원래 있던 경기장을 주로 쓰고 중계권료 인상까지 더해 약 3000억 원을 남겼다. ‘팀 USA’에 영광의 대회로도 기억된다. 금 83개 등 무려 174개의 메달을 쓸어담았다. 파리에서 막판 뒤집기로 종합 1위(금 40, 은 44, 동 42)에 올라 중국(금 40, 은 27, 동 24)을 따돌린 미국은 LA에서 또 한 번 영광의 역사를 쓰려 한다.





파리는 개최 비용 87억 달러(약 11조 9000억 원)의 ‘알뜰 올림픽’으로 치러졌다. LA는 파리보다도 덜 쓰는 게 목표다. 현재 예상은 69억 달러(약 9조 4000억 원)다. 올림픽 사상 처음으로 새 경기장을 하나도 짓지 않고 100% 기존 경기장만 사용할 계획이다. 캐런 배스 LA시장은 “자가용 차량이 없는 대회를 만드는 것도 목표다. 올림픽 기간에 시민들의 재택근무를 유도하고 미국 전역에서 빌린 수천 대의 버스에 관광객들의 이동을 맡길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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