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를 건설 과정에서 수도 시설을 짓지않더라도 향후 신설 원인을 제공했다면 시에서 상수도 원인자부담금을 부과할 수 있다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13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 1부(주심 김선수 대법관)는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강릉시장을 상대로 낸 상수도 원인자부담금 부과처분 취소 소송에서 원심의 원고 승소 판결을 최근 파기하고 서울고법으로 사건을 환송했다.
LH는 2014년 5월 강릉시 회산동에 국민임대주택 624호를 건설하는 공사에 돌입해 2016년 7월 준공했다.
공사 중이던 2015년 8월 LH는 강릉시에 급수를 신청했는데, 시는 '상수도 원인자부담금 산정·징수 등에 관한 조례'에 따라 원인자부담금 6억 1900만 원을 부과했다. 수돗물을 많이 쓰는 시설을 설치해 수도사업자의 공급능력 이상의 물 수요를 야기했기 때문에 수도시설의 신설 또는 증설 등의 원인을 제공한 자가 이를 부담해야 한다는 것이다.
LH는 수도시설의 신설·증설이 이뤄지지 않았다고 반박하며 불복 소송을 냈다.
1·2심은 LH의 손을 들어줬다. 하지만 대법원은 "LH는 수돗물을 많이 쓰는 시설을 설치해 향후 수도시설 신설·증설의 원인을 제공했다"며 "직접적으로 수도공사가 필요한 경우가 아니더라도 이 조항에 따라 시가 원인자부담금을 부과할 수 있다"고 짚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