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은행이 예고 없는 영업점 현장 조사를 도입하고 ‘원스트라이크’ 제도를 확대해 내부통제를 강화한다. 최근 잇달아 횡령 사고와 전직 지주 회장 관련 부적정 대출 문제가 발생하자 내부 기강 잡기에 나선 것이다.

13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은행은 이상 징후가 발견된 영업점을 대상으로 본점에서 예고 없이 현장 검사에 나설 수 있도록 내부 제도를 변경하겠다는 내용을 최근 내부망에 공지했다. 기존에는 지점 검사 예정일로부터 약 2주 전에 미리 통보했었지만 앞으로는 현장 검사 하루 전 오후 8시에 통보한다. 지점 업무가 대부분 종료된 시점이라는 점에서 사실상 ‘불시 검사’다.

투자 상품 불건전 영업에 한정해 적용했던 ‘원스트라이크아웃’ 제도를 은행 업무 전반으로 확대한다. 내부 규정을 어긴 것이 드러날 경우 관련 임직원을 즉시 업무에서 배제하고 중징계를 내릴 방침이다. 이외에도 내부 제보 창구를 확대하고 여신 심사 절차와 감리를 강화하는 등 내부통제 제도의 실효성을 높일 계획이다.

임종룡 우리금융지주(316140) 회장은 전날 지주사 및 우리은행 모든 임원이 참석한 긴급 임원 회의에서 “우리 모두가 철저히 반성하고 절박한 심정으로 지금의 상황을 하나하나 짚어봐야 할 것”이라며 “당연하게 여겨왔던 기업 문화, 업무 처리 관행, 상하 간의 관계, 내부통제 체계 등을 되짚어보고 합리적이고 객관적으로 철저하게 바꾸어나가는 환골탈태의 계기로 삼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우리은행은 이날 손태승 전 우리금융지주 회장 관련 부적정 대출을 인지하고도 금융 당국에 고의로 보고를 미뤘다는 의혹을 부인했다. 1월 관련 사실을 인지하고 3월까지 진행한 자체 검사에서 뚜렷한 불법행위를 발견하지 못했지만 5월 진행된 2차 자체 심화 검사와 6~7월 이뤄진 금융감독원 현장 검사에서 불법행위를 발견했다는 게 우리은행 측 설명이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심사 소홀 등으로 인해 취급 여신이 부실화된 경우는 금융 사고로 보지 아니한다는 규정에 근거해 (금융 당국에) 보고를 하지 않은 것”이라며 “(당시에는)심사 소홀 외 뚜렷한 불법행위가 발견되지 않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