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AI 지연에 구글 ‘제미나이 라이브’로 격차 벌려… 삼성도 호재

모바일 인공지능(AI) 시장을 선점한 구글이 한층 자연스러운 대화 능력을 지닌 ‘제미나이 라이브’를 출시했다. ‘애플 인텔리전스’가 9월 아이폰16 출시 시점까지 완성되지 않을 전망인 가운데 유사 기능을 앞서 내놓으며 격차를 벌리게 됐다. 구글은 안드로이드는 물론 iOS에도 제미나이 라이브를 출시하겠다며 경쟁사 애플에 대한 ‘도발’에도 나섰다.



사진제공=구글


13일(현지 시간) 구글은 생성형 AI 제미나이의 모바일 챗봇 기능을 강화한 제미나이 라이브를 출시한다고 밝혔다. 제미나이 라이브는 앞서 오픈AI와 애플이 소개했던 GPT-4o·애플 인텔리전스 같이 실제 사람과 대화하는 듯한 경험을 준다. 명령을 내리면 챗봇이 반응하는 ‘순차적 대화’만 가능했던 옛 챗봇과 달리 AI의 답변을 끊고 다른 말을 건내도 자연스럽게 반응한다. 전반적인 답변의 수준과 목소리가 더욱 인간과 유사함은 물론이다. 핸즈프리도 지원해 화면이 잠겨 있는 상태에서도 계속 대화를 이어갈 수 있어 음성이 닿는다면 언제든 명령을 내릴 수 있는 ‘AI 비서’ 역할을 할 수 있다. 구글 관계자는 “엄격한 순서 교대가 필요 없이 훨씬 더 자유로운 대화가 가능하다”며 “마치 주머니 속 도우미처럼 언제 어디서든 대화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에서는 제미나이가 화면 정보를 인식하는 한편 기기 내부를 제어할 수도 있다. 추후 업데이트가 이뤄지면 유튜브에서 ‘먹방’을 보다 식당을 찾아달라고 요청하면 구글 검색과 맵을 통해 이를 파악하고, 예약을 마친 후에는 캘린더에 일정을 저장하고 일행에게 메시지나 이메일로 공유하는 일이 가능해진다. AI 제작사인 구글이 모바일 운영체제(OS) 개발사이기도 한 덕이다.


구글은 애플 아이폰에도 제미나이 라이브를 사용할 수 있다고 밝혔다. OS 차원 접근이 불가능한 만큼 안드로이드보다는 사용성이 떨어지지만 오픈AI와 손잡은 애플의 모바일 AI 출시가 지연된 와중 구글이 ‘도발’에 나섰다는 평가다. 아마르 수브라만야 구글 제미나이 엔지니어링 부사장(VP)은 “구글의 목표는 최고의 AI 모델과 음성 기술을 구글 앱 및 서비스와 긴밀하게 결합하는 것”이라며 “구글은 제3자 챗봇에 의존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AI 경쟁에서 뒤처진 애플이 오픈AI라는 ‘제3자’를 끌여들였음을 지적하는 듯한 언사다.



제미나이 라이브 사용 예. 사진제공=구글


제미나이 라이브는 이날 공개되는 픽셀9과 함께 출시된다. 픽셀9은 예년보다 두 달 빨리 출시된다. 제미나이 라이브 출시도 예상보다 이르다. 애플·오픈AI 연합이 모바일 AI를 선보이기 전 선점 효과를 강화하려는 전략이다. 애플 인텔리전스 미국 베타 출시는 10월 이후에나 가능할 전망이다. 그 외 국가 출시는 내년부터 시작된다. 반면 구글은 늦어도 9월까지는 글로벌 각지에서 각 언어로 서비스를 시작할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에게도 희소식이다. 제미나이 라이브는 삼성전자 갤럭시 시리즈를 포함한 안드로이드 기기 대다수에서 사용할 수 있다. 최초 출시는 영어 버전으로만 이뤄지지만 수 주 내 타 언어 지원을 시작한다. 단 제미나이 유료 구독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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