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업 증가폭 10만명대 회복에도 '쉬었음' 24만명 늘어 역대 최대

[건설고용 최악 한파]
◆ 불안한 고용시장
취업 41개월째 증가…7월 17만명↑
청년 고용률은 3개월 연속 내림세
1인 자영업자도 11만명 줄어 우려



취업준비생들이 지난해 8월 23일 서울 중구 동대문디자인플라자에서 열린 ‘2023 금융권 공동채용 박람회’에서 부스를 찾아 면접을 보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달 취업자 수 증가 폭이 3개월 만에 10만 명대를 회복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쉬었음’ 인구가 7월 기준으로는 가장 큰 폭으로 늘어난 데다 청년층 고용이 줄고 있어 고용시장 상황을 낙관하기는 어렵다는 분석이 나온다.


14일 통계청이 발표한 7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15세 이상 취업자 수는 1년 전보다 17만 2000명 늘어난 2885만 7000명으로 조사됐다. 41개월 연속 증가세로 서비스업 취업자 증가 폭이 6월 18만 3000명에서 지난달 28만 6000명으로 크게 확대된 영향이 컸다.


취업자 증가 수가 10만 명을 넘은 것은 올 4월(26만 1000명) 이후 3개월 만이다. 5월에는 취업자 증가가 8만 명에 그쳤고 6월에도 9만 6000명으로 10만 명대를 밑돌았다.


정부는 고용지표가 큰 흐름에서는 긍정적인 모습을 보였다고 평가했다. 실업자 수가 1년 전보다 7만 명 감소해 9개월 만에 내림세로 전환했기 때문이다. 또 실업률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0.2%포인트 내려간 2.5%를 기록했고 15세 이상 고용률이 63.3%로 0.1%포인트 확대된 점이 긍정적 평가의 근거가 됐다. 고용률은 1982년 관련 통계 작성 이후 7월 기준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


김범석 기획재정부 1차관은 “7월 고용률이 역대 최고치, 실업률이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다”며 “취업자 수 증가 폭도 두 자릿수를 회복해 5~6월에 비해 고용 증가 흐름이 강화됐다”고 언급했다.


하지만 세부 지표를 살펴보면 고용시장의 불안은 여전했다. 일하지도 않고 구직 활동도 하지 않은 ‘쉬었음’ 인구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4만 3000명이나 늘어난 251만 1000명으로 조사됐다. 7월 기준으로 보면 2003년 관련 통계 집계 이후로 증가 폭과 총인구수 모두 역대 최대치다. 20대의 ‘쉬었음’ 인구 역시 4만 2000명 증가한 41만 6000명으로 집계돼 지난해 2월(44만 4000명) 이후 가장 많았다. ‘쉬었음’ 인구가 늘면서 비경제활동인구는 8만 9000명 늘어난 1599만 6000명을 기록했다.


청년(15~29세) 고용도 감소 추세가 이어졌다. 청년 취업자 수는 지난해보다 14만 9000명 줄어 21개월 연속 감소세를 보였다. 청년 고용률은 1년 전보다 0.5%포인트 줄어든 46.5%를 나타내며 3개월 연속 감소 추세를 이어가고 있다. 통계청 관계자는 “고용시장에서 경력직을 우선 선호하는 경향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반면 60대 이상 취업자는 27만 8000명 늘었고 고용률 또한 0.5%포인트 오른 47.1%로 조사됐다. 노동시장에서의 고령화 경향이 이어지고 있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1인 자영업자(고용원 없는 자영업자)는 지난해 같은 달에 비해 11만 명 줄었다. 고용원 없는 자영업자는 지난해 9월 2만 명이 줄어든 뒤로 11개월 연속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반면 직원을 고용하고 있는 자영업자(고용원 있는 자영업자)는 4만 8000명 늘었다.


단기간 근로자의 비중이 높아지고 있는 것 역시 주목할 만한 특징이다. 1주일에 36시간 미만 일하는 취업자는 35만 7000명 증가했다. 1~17시간 근무자가 14만 3000명, 18~35시간 취업자가 21만 4000명 늘었다. 반면 36시간 이상 취업자는 19만 4000명 줄었다. 36시간 미만 근로자가 전체 취업자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3.6%로 7월 기준으로 보면 관련 통계 작성 이후 가장 높았다. 주당 평균 취업 시간은 지난해 같은 달보다 0.5시간 줄어 7월 기준 역대 최저치를 갈아치웠다. 지난해 12월부터 증가세를 보여왔던 제조업 취업자도 1만 1000명 줄며 8개월 만에 감소세로 전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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