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앞둔 美의회, 中견제 법안 밀어붙인다

中쇼핑몰 막을 ‘미소기준 남용 금지법’ 등
美의회 내달 대중 견제 법안 줄줄이 상정
생물보안법은 글로벌 제약 공급망에 파장
내년 출범 차기 행정부 정책 구상에도 영향



중국 저가 쇼핑몰의 미국 시장 진출에 제동을 걸고 중국 바이오 기업들과 거래를 끊게 강제하는 법안 등이 다음 달 미국 의회를 줄줄이 통과할 것으로 전망된다. 미 정치권이 올해 11월 대선을 앞두고 대중국 견제 법안을 밀어붙이고 나선 것으로 이러한 움직임은 내년 초 출범할 차기 미 행정부의 대중 정책 구상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13일(현지 시간) 미 의회에 따르면 하원은 다음 달 다수의 대중 제재 법안에 대한 투표를 진행할 예정으로 여기에는 ‘미소기준(de minimis)’ 남용을 금지하는 법안과 아웃바운드 투자 제한 법안 등이 포함될 것으로 전망된다. 적대 국가 바이오 기업과 공공 계약을 중단하고 수출통제를 강화하는 생물보안법도 표결에 부칠 가능성이 높다고 의회 소식통들은 전했다.


공화당 소속 마이크 존슨 하원의장은 최근 허드슨연구소 연설에서 “미 의회는 모든 방법을 총동원해 중국에 대응하는 데 초점을 맞춰야 한다”면서 “하원은 차기 미국 행정부가 미국의 적대 국가 경제를 타격하는 데 힘을 싣기 위한 일련의 법안을 표결에 부칠 예정”이라고 밝혔다. 특히 중국 관련 법안들을 이번 회기 내 통과시키는 것이 주요 목표라고 존슨 의장은 강조했다. 주목을 끄는 법안은 이른바 ‘알테쉬(알리익스프레스·테무·쉬인)’로 불리는 중국 저가 쇼핑몰들의 미국 시장 진출의 활로가 된 미소기준의 남용을 제한하는 법안이다.


미국에 들어올 때 무관세 혜택을 주는 미소기준 특혜는 1938년 소매가격 5달러 이하인 소형 포장물의 유통을 촉진하기 위해 도입됐는데 이후 기준이 상향 조정돼 2016년 현재 800달러로 인상됐다. 중국의 저가 쇼핑몰들은 이를 이용해 관세를 피하고 중국산 초저가 전략으로 미국 유통시장에서 빠르게 점유율을 높이고 있다. 현재 미국 상·하원에 발의된 법안들은 중국산 제품이나 관세 적용 품목에 대해서는 미소기준 특혜를 원천적으로 제외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중국의 첨단산업 분야에 대한 미국 개인이나 기업의 투자에 제동을 거는 법안도 막바지 협상 중에 있다. 조 바이든 행정부가 이미 행정명령을 통해 같은 내용의 제재를 가동했으나 이를 법안으로 못 박으려는 움직임이다. 미국 상원은 지난달 미국 투자자가 반도체·양자기술·인공지능(AI) 등의 분야에서 중국 기업에 투자할 때 미국 재무부 신고를 의무화하는 내용의 국방수권법(NDAA) 수정안을 채택했으며 하원에서도 관련 법안에 대한 논의가 진행되고 있다.


글로벌 제약 산업 공급망에 막대한 영향을 끼칠 생물보안법도 통과가 유력해 보인다. 이 법안은 우시앱텍·BGI그룹 등 중국 바이오 기업을 ‘우려 생명공학 기업’으로 명시하고 해당 기업 및 계열사와 연방 기관과의 거래를 제한할 수 있는 내용을 담고 있다.


미국과 유럽의 제약 업계는 치료제 개발과 생산을 위해 중국의 바이오 기업과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는 만큼 해당 법안에 대한 대형 제약 업체들의 우려가 적지 않다. 하지만 법안은 이미 초당적인 지지를 받고 있다고 미 언론들은 전했다. 존슨 의장도 앞서 “우리는 미국인의 의료 데이터를 위험에 빠트리는 생명공학 기업과의 연방 계약을 중단시킬 생물보안법에 투표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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